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엇갈린 실적이 2018년 삼성전자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제안을 거절한 것에서 시작됐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 제안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사업에서 양사의 협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8년 젠슨 황 CEO는 비밀리에 삼성전자를 찾아 세 가지를 제안했다.

첫 번째는 당시 삼성과 엔비디아가 같이하던 HBM 개발을 더 높은 수준으로 확대하자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8나노 이후 파운드리 개발을 같이하자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CUDA를 같이 키워 나가는 내용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당시 삼성은 젠슨 황 CEO의 이 세 가지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면서 "젠슨 황 CEO는 '삼성에 나와 장기 전략을 얘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성토했다"고 말했다.

당시 젠슨 황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지 못했는데, 2017년부터 본격화된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삼성 전체가 잔뜩 움츠러든 상태이기도 했다.

중장기적인 의사결정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파트너십이 결렬된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 접촉했고 두 회사는 HBM 개발에서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지금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당시 삼성 파운드리가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다면 지금처럼 TSMC가 엔비디아 물량을 모두 가져가는 독주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