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크면 굼뜨다고?”…올해 두 배씩 뛴 주도주는 중소형 아닌 대형주

올해 두 배 뛴 ‘더블 배거’ 분석
코스피 100% 오른 종목 48개 중
19개가 코스피200 속하는 주식

과거엔 중소형 성장株 고수익
올해는 방산·지주·금융주 강세

연합뉴스
코스피 내에서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더블배거’ 종목이 올해 들어 4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코스피200에 속한 종목이 19개로 집계되면서 과거 소형주 중심이었던 더블배거 흐름이 중대형주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 구성 종목 종 연초 대비 주가가 100% 이상 오른 종목은 총 48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주사 섹터에서 두산2우B(311%), 코오롱(308%), 두산우(268%), 한화(243%), 웅진(242%), HS효성(134%), SK스퀘어(102%) 등이 더블배거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상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지주사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방산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엠앤씨솔루션(335%), 현대로템(291%), 풍산(222%), LIG넥스원(186%),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9%), 한화시스템(146%)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속 방산주가 피난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 업종에서는 미래에셋증권(158%), 부국증권(116%), 한국금융지주(109%) 등이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키움증권(98%), 한화투자증권(96%) 등도 100%에 근접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원자력과 조선 업종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269%), 한화오션(115%), HD현대마린엔진(107%)이 강세를 보였다.

화장품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에는 에이피알(240%), 스맥스비티아이(148%), YG PLUS(121%) 등이 포함됐다.


과거에는 수익률 100% 이상의 고수익 종목이 소형주에 집중됐으나 올해는 중대형 가치주 중심으로 질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더블배거 종목 업종은 방산·지주사·금융 등으로 다변화됐다.


더블배거 종목 중 코스피200 편입 종목 비중이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올해 더블배거 종목 48개 중 코스피200 편입 종목은 19개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더블배거 종목 51개 중 코스피200 편입 종목이 8개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더블배거 12개 중 코스피200 편입 종목이 단 한 개도 없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26, 23개의 더블배거 종목 중 코스피200에 포함되는 종목이 각각 5개, 8개에 그쳤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올해 코스피 중대형 종목 중 조선, 방산, 원자력은 물론이고 금융주, 지주회사, 화장품 업종 등이 각광받았다”며 “주주환원율 확대가 중대형 기업에서 우선적으로 발 빠르게 이뤄지는 점도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까지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반도체·바이오 등 성장테마주 위주로 상승이 이뤄졌다”며 “100% 이상 급등 종목은 코스닥이나 중소형주에서 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른 조선·방산 업종은 수출 모멘텀이 있었고 이익성장률도 좋았다”며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설 때 시가총액 30~50위권의 중형주가 시총 10~20위권에 올라서는 사례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주사와 금융 업종은 그간 배당 매력이 있었지만 성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았다”며 “최근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이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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