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파월 해임' 갑론을박…금리 결정 앞두고 흔들리는 연준

【 앵커멘트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거취를 두고 미국이 연일 시끄럽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재무장관, 월가까지 갑론을박이 치열한데요.
이 때문에 주식 시장과 환율이 요동치는 등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보도국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진경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혼란의 가장 큰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인 것 같습니다.
파월 의장의 사퇴 여부를 두고 발언이 계속 바뀌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파월 의장과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지난 1월 취임과 동시에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4번의 FOMC에서 연준이 모두 금리를 동결하면서 갈등이 증폭됐습니다.

최근 한 달간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정리해보면요.

6월에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리석고 고집 센 파월을 해고해야 할 수도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같은달 28일에는 "파월은 형편없는 일을 하고 있다", "사임한다면 기쁘게 받아들이겠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고요.

이달 15일에는 급기야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해임에 관한 의견을 묻고 해임 서안 초안까지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태도를 급작스럽게 바꿨는데요.

다음 날 바로 "파월을 해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시장 진화에 나섰습니다.


【 앵커멘트 】
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로 트럼프 대통령도 일단은 한 발 물러섰네요.
그런데 최근 월가에서도 파월 의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요?

【 기자 】
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현지시간 22일 SNS를 통해 "파월의 목표가 연준 운영의 자율성을 수호하는 것이라면 사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엘-에리언은 채권 운용으로 유명한 핌코의 전 CEO로, 월가에 영향력이 큰 주요 경제학자 중 한 명인데요.

엘-에리언은 "파월 의장의 후임자로 자주 거론되는 후보자들 대부분은 잠재적인 시장 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파월의 해임이 최선책은 아니지만,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확산하는 현 상황보다는 낫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파월 의장의 후임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파월이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연준의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도 "임기를 다 채울지 말지는 본인의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앵커멘트 】
상황이 또 반전돼서 파월이 정말 사퇴하게 된다면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월가에서는 이에 대비하는 전략도 제시되고 있다고요.

【 기자 】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해임될 경우 30년물 국채 금리가 50bp 넘게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6일 파월 의장의 해임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주식과 달러화, 장기채 가격이 급락하고 단기채 가격은 급등했었는데요.

이달 들어 30년물 미 국채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이체방크는 "파월 의장의 해임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이고 리스크 프리미엄을 자극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월가의 채권 전략가들은 이에 대비해 2년 만기 미 국채를 매수하고 10년 만기 미 국채를 매도하는 '헤지' 전략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임명할 신임 연준 의장은 빠르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채 금리는 하락하고 장기채 금리는 상승할 거란 논리입니다.

이렇게 헤지 투자 전략이 제시될 정도로 월가가 연준에 대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데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 시장 혼란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을 거란 분석입니다.


【 앵커멘트 】
이런 가운데 연준은 7월 FOMC를 앞두고 있습니다.
금리 동결과 인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이번 금리는 어떻게 결정될 전망인가요?

【 기자 】
네, 연준은 현지시간 29일부터 이틀간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 향방을 결정합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달에도 금리를 동결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경제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상호관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우선 6월 고용지표를 보면 비농업일자리수가 예상치보다 크게 늘었고요.

실업률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줄어들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미국은 다음 달 1일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후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9월에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 예상대로 동결이 결정되더라도 얼마나 많은 연준 위원이 동결에 반대했는지도 관전 포인트인데요.

이에 따라 9월 FOMC와 관련해 좀 더 정확한 예측이 나올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파월 사퇴론'이 불거지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미국 시장 못지 않게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환율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인데요.

【 기자 】
네, 원·달러 환율은 이달 17일부터 3거래일 연속 1,390원대에서 움직였습니다.

환율이 1,390원대까지 올라간 건 지난 5월 이후 두 달 만인데요.

지난달만 해도 1,35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이달 파월 의장의 사퇴론이 불거지며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며 달러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사퇴설이 일단락되면서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다소 진정된 모습인데요.

오늘은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로 1,360원 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과 통상협의를 진행 중인데, "앞으로 며칠간 빈번한 무역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며 협상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 앵커멘트 】
파월 의장의 거취부터 연준의 금리 결정, 미국과의 무역 협상까지 굵직한 결정들이 많이 남아있네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또 글로벌 금융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고 기자, 오늘 내용 잘 들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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