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세계적 석학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사진)가 차기 연준 의장이 백악관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17일(현지시간) 크루그먼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차기 연준 의장이 백악관 지시를 받는 사람이 될 가능성 커졌다"며 "매파나 비둘기파가 아니라 충견(lap dog)으로 가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인사를 다음 연준 의장에 앉힐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크루그먼 교수는 "연준 의장이 대통령 지시만 따르는 사람이면 연준의 신뢰도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특히 그는 "벤 버냉키처럼 영웅적 리더십이 절실했던 때와 지금은 다르다"며 "상식적이고 합리적 인물이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서도 그는 "금리를 3%포인트 내리라고 하는데 그건 경제 비상 상황에서만 하는 일"이라며 "그런데 트럼프는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마치 경제가 잘했으니 금리 인하라는 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데이터만 보면 완전고용 상태"라며 "인플레이션도 연준 목표보다 약간 높기 때문에 당연히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뭐라고 해도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관세 때문에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