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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지내는 한 학교 건물이 폭격을 맞은 모습.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
유럽 최대 미사일 제조업체인 MBDA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에 쓰는 폭탄 GBU-39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영국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BDA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있는 공장을 통해 미국 보잉의 활강 유도 항공 폭탄 GBU-39에 맞는 날개를 생산한다.
발사 후 펼쳐져 표적까지 폭탄이 유도되도록 하는 부품이다.
GBU-39는 미국의 군사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이스라엘에 제공된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4800발이 인도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디언은 오픈소스 정보와 무기 전문가 분석을 활용해 GBU-39가 민간인 사망자를 낸 공습 24건에 쓰였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학교 건물과 피란민의 천막촌을 겨냥한 야간 기습 공습이었다.
유엔과 국제앰네스티도 전쟁범죄 가능성을 의심해 그중 상당수를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올해 5월 26일 새벽 2시에 피란민들이 머물고 있던 한 학교 지붕에 가해진 폭격으로 36명이 사망했는데, 그중 절반이 어린이였다.
한 5세 소녀는 부모와 자매를 모두 잃고 본인도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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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지내는 한 학교 건물이 폭격을 맞은 모습.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
이스라엘군은 당시 이 학교에 있는 하마스와, 무장조직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의 지휘통제센터가 공습 대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무기 전문가들은 잔해에서 GBU-39 파편을 찾아냈다.
GBU-39의 부품을 생산하는 미국 법인 MBDA인코퍼레이티드의 매출은 MBDA 영국으로 들어가고, 이익이 발생하면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MBDA 그룹으로 입금된다.
MBDA는 3대 주주인 영국 BAE시스템스, 프랑스 에어버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에 지난해에만 약 3억5천만파운드(6천530억원)를 배당했다.
지난해 9월 영국 정부는 국제 인도주의법상 심각한 위반 위험이 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일부 수출 허가를 중단했다.
그러나 MBDA의 사례를 보면 이런 조치의 한계점이 드러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영국에서 수출하는 장비에만 적용되고 미국 법인을 통한 생산은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MBDA는 보잉과 GBU-39 날개 계약을 맺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무기 거래에 적용되는 모든 관련 국내·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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