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금연지원책]
①보건소 대신 약국서 금연상담
②구강스프레이 등 치료제 확대

신종담배 확산으로 국내 흡연율이 반등한 가운데, 금연 치료제 선택지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강 스프레이형 니코틴 대체제는 아직 국내에서 허가조차 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치료제를 다양화하고 접근하기 편리한 약국 기반 상담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금연 지원 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 통계청이 올초 발표한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9세이상 인구의 흡연율은 18.5%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성인 흡연율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16년 이후 7년만이다.

한동안 감소세를 이어오던 흡연율이 반등한 것은 냄새와 연기를 줄이고 다양한 향을 앞세운 신종담배가 확산된 영향이다.

여기에 신종담배와 기존 궐련을 함께 사용하는 ‘다중 흡연’ 행태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흡연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연 치료제의 제형과 종류를 다양화해 흡연자들이 보다 쉽게 금연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이 금연 치료의 1차 약제로 승인한 니코틴 대체제는 체내에 무해한 순수 니코틴을 공급해 혈중 니코틴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금연을 돕는다.

미국 니코틴·담배 연구학회에 따르면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할 경우 금연 성공률은 위약 대비 약 2배 높아진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는 니코틴 대체제는 크게 두 종류다.

피부에 부착해 일정시간 동안 니코틴을 서서히 공급하는 패치 형태의 지속형 제제와 구강 점막을 통해 빠르게 흡수되는 껌·사탕 형태의 속효성 제제다.

해외에서 널리 사용되는 구강 스프레이나 비강 스프레이, 흡입기 형태 등은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서울시약사회 안지원 약사는 “금연 치료제를 다변화하고 흡연자들의 접근성을 높이야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며 “구강 스프레이 같은 치료제 선택권을 확대하고 보건소가 전담하는 금연상담을 약국에서도 할 수 있게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니코레트 퀵미스트 등 구강 스프레이를 사용할 경우 금연 성공률이 비사용자보다 약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호흡기학회도 구강 스프레이가 특히 금연 초기 1~2주간 흡연 욕구를 낮추는 데 효과적임을 밝혀냈다.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금연 의지가 있거나 금단 증상이 심할 때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강 스프레이를 구매할 수 있도록 일반의약품으로 지정해놓은 상태다.

안 약사는 “금연은 전문적인 치료제와 더불어 보건의료인의 상담이 더해지면 성공률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언제든 상담받을 수 있는 ‘동네 약국’을 금연 관리의 핵심 창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현재 금연 지원 서비스는 보건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위치나 운영 시간 등의 불편으로 이용이 제한적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는 총 21만8589명으로, 2014년(43만9971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교육연구센터장은 “흡연 행태는 진화했지만 금연 서비스는 제자리걸음”이라며 “정부가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안지원 약사는 “보건소까지 찾아가 금연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만큼, 언제든 들를 수 있는 약국에서 상담을 하는 것이 금연정책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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