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과중한 부채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유럽중앙은행(ECB)에 정책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을 압박하는 것처럼 선제적 금리 인하로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유로·달러 환율이 지나치게 유로 강세로 흐르지 않게 해야 한다"며 "ECB가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가 금리를 내려 유로화 약세를 유도함으로써 경제를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로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약 14% 올랐다.

통화가치가 상승하면 수출기업에는 불리하다.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 동안 총 8차례에 걸쳐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해왔다.

현재 예금금리는 2%, 기준금리는 2.15%다.

ECB가 계속해서 금리를 내려온 데다 미국과 진행하는 관세 협상을 두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시장은 ECB가 오는 2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타야니 부총리는 "금리를 0.5~1%포인트 낮추거나 다양한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정부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프랑스도 ECB에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지난 10일 TV채널 LCI 인터뷰에서 자국 경기 둔화를 이유로 들며 금리를 낮추라고 주문했다.

바이루 총리는 "ECB가 EU의 성장에 대한 역할을 인식하길 바란다"며 "경제활동을 제약하지 말고 지원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루 총리는 급기야 내년도 정부 지출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지난 15일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침을 밝히며 국가부채 상환액과 국방 예산을 제외하고 내년 지출을 단 1유로도 늘리지 않고 유지할 것임을 전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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