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발빠른 대응에 위기감
업계차원 대응책 마련키로

카드업계가 ‘스테이블코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업계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다.

국내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전 금융권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에도 불이 붙었는데, 이로 인해 기존 카드 위주의 결제 시장이 대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여신금융협회를 주축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TF(가칭)’을 만들어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아직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가 법제화되기 전이지만 실제 규정 등이 완비됐을 때 바로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들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과정을 마친 뒤 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TF에서는 카드업계 차원에서 향후 어떻게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대응할지, 관련 생태계에서 카드사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를 겸영업 또는 부수업 항목으로 추가하는 방향의 법 개정을 건의할 것이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대응에 적극 나선 데는 스테이블 코인이 상용화될 경우 카드사의 본업인 ‘결제’를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하면 소비자는 블록체인 지갑을 통해 가맹점에 직접 토큰을 전송할 수 있다.

은행·카드사·PG(전자지급결제대행)·VAN(밴사) 등을 거치지 않고서도 결제가 가능해진다.


카드 업계에서는 ‘발행-유통-결제’로 구성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결제’ 부문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업황 자체가 존폐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크다.


특히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이들이 ⁠자체 지갑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연동해 결제 파트를 주도하면 카드사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더 커진다.

네이버페이는 두나무와 협약을 맺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고, 홍콩계 핀테크 기업인 ‘리닷페이’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체크카드를 국내에 선보이기도 했다.


이미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된 3종의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지난해 3분기 17조598억원에서 올해 1분기 총 56조9537억원으로 폭증했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 거래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서 각 사 차원에서의 준비에도 나섰다.

가장 먼저 신한카드가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8개를 출원했고, 뒤이어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각각 35개와 9개의 상표권의 특허를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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