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이 뜨고 있습니다. 서울 주요 18개 상권의 성장이 대부분 위축된 가운데, 익선동ㆍ서순라길ㆍ종로3가와 명동 일대는 오히려 창업과 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에 덮친 자영업의 불황에도 한식과 외국식ㆍ패스트푸드에 대한 수요가 공급의 성장세를 이끌었습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명동 상권이 부활하면서 활기를 되찾는 모습입니다.
KB국민카드 회원 215만 명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매경TV 핫플레이스>는 서울ㆍ부산ㆍ대전ㆍ광주 내 52개 상권과 33개 업종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합니다.
서울 상권의 절대 강자 해방촌ㆍ후암동을 소개했던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번 편에서는 2025년 2분기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는 두 개 상권을 집중 조명합니다.
익선동ㆍ서순라길ㆍ종로3가 가맹점 수 증가 1위
익선동 일대의 KB국민카드 가맹점 수가 서울 주요 18개 상권 중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2025년 2분기 8.3% 증가한 수치입니다.
최근 2년간 익선동ㆍ서순라길ㆍ종로3가의 가맹점 수는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면서도 상승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2024년 4분기 잠시 주춤했으나 2025년 1분기 평년 수준을 회복, 2분기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주식 차트에 비유하자면 박스권 돌파에 성공한 셈입니다. 폐업 신고 사업자 100만 명을 넘긴 이 시점, 창업이 더 많았던 익선동 일대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공급 이끄는 소비 두 갈래…한식 vs 외국식ㆍ패스트푸드
익선동ㆍ서순라길ㆍ종로3가 성장의 중심에는 한식과 외국식ㆍ패스트푸드가 있습니다. 올해 2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가맹점 수가 한식은 5.6%, 외국식ㆍ패스트푸드는 6.0% 증가했습니다.
점포 수 확대를 이끈 배경은 서로 달랐습니다. 한식은 늘어나는 수요가 공급을 견인했습니다. 최근 1년간 분기별 매출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4Q3 +1.3% ▲24Q4 +10.3% ▲25Q1 +8.6% ▲25Q2 11.8% 상승했습니다.
외국식ㆍ패스트푸드의 경우 매출건수는 감소했으나, 그 규모 자체는 한식보다 ▲24Q3 1.6배 ▲24Q4 1.43배 ▲25Q1 1.48배 ▲25Q2 1.35배 수준으로 컸습니다. 절대적으로 큰 소비 시장이 공급을 이끈 것입니다.
KB국민카드는 이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 또한 성장에 이바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해외발급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건수는 한식이 85.1%, 외국식ㆍ패스트푸드는 38.9%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다시 살아난 명동 상권 2년 전과 비교해 18.7% 성장
명동 상권이 팬데믹 여파에서 완전한 회복 흐름을 보였습니다. 최근 2년간 명동의 가맹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Q2 11.9% 증가, ▲25Q2 6.1% 증가했습니다. 2023년 2분기와 비교하면 18.7% 성장한 수치입니다.
올해 2분기 기준 음식점이 전체 가맹점 중 44.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건강ㆍ미용, 소매, 문화ㆍ취미 업종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음식점 업종을 자세히 살펴보면 실내외포차(+75.0%), 제과ㆍ제빵(+58.3%), 한식(+7.3%) 순으로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이 성장했습니다.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공급의 뚜렷하게 세분된 모습입니다.
실내외포차가 이끄는 명동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
실내외포차는 명동 상권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2분기 명동의 실내외포차 매출건수는 11.7%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명동 음식점의 전체 매출건수가 소폭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입니다.
주목할 점은 일시적인 인기가 아닌, 상권의 구조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1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공급(가맹점 수)과 수요(매출건수)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수요도 힘을 보탰습니다. KB국민카드의 해외발급카드 데이터 기준, 명동 실내외포차를 이용하는 외국인의 올해 2분기 매출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71.3% 증가했습니다.
KB국민카드 데이터 분석 인사이트 요약
1. 성장하는 수요가 이끄는 공급 vs 절대적인 수요가 유지하는 공급
2. 국내외 이중 성장 동력을 지닌 명동의 실내외포차
[박시현/park.sihyeon@mk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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