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로 다리 잃고 군인 36명 구한 ‘작은 영웅’…폭발물 탐지견, 사연은

콜롬비아 ‘삼손’, 지뢰에 한쪽 다리 잃고 36명 군인과 주민을 살리다

콜롬비아군 폭발물 탐지견 삼손. [사진 =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콜롬비아에서 지뢰에 자신의 몸을 던져 한쪽 다리를 희생해 군인 36명의 목숨을 구한 폭발물 탐지견이 ‘영웅’으로 추대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육군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 10일 오전 10시쯤 콜롬비아군 소속 탐지견 셰퍼드 ‘삼손’이 안티오키아 욘도의 시골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던 중 산책로에 설치된 지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뢰 앞에 선 단 군, 삼손”

삼손이 발견한 지뢰는 콜롬비아 반군 조직인 ELN이 설치한 폭발물로,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들까지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뢰를 발견한 삼손은 이를 작동시켜 파괴했고, 그 과정에서 한쪽 다리를 크게 다쳤다.

당시 삼손은 몸을 질질 끌며 자신의 조련사 카를로스 벨레뇨에게 기어갔다고 한다.

콜롬비아군 폭발물 탐지견 삼손. [사진 =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부상당한 삼손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앞으로 폭발물 탐지견으로서 현장에 나갈 수는 없게 됐다.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모두의 마음속에 남은 영웅”

군은 “우리의 네발영웅은 다리 하나를 잃었지만 이 지역을 매일 지나는 주민과 군인 36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현역으로 일할 수 없겠지만, 삼손의 용맹함과 희생정신은 그가 보호한 모든 군인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 강조했다.

콜롬비아 군이 이번 지뢰 설치의 배후로 지목한 ELN은 콜롬비아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는 테러 조직으로, 전투원 약 6000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지뢰 폭발 사고는 최근 같은 지역에서 당나귀에 부착된 폭탄이 폭발하며 군인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에도 ELN이 공격 배후로 지목됐다.

당국은 이번 공격이 국제 인도법을 위반했으며 “모든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