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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만난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첨단 무기를 우회 지원하는 한편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것.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브로맨스'를 키우던 전략에서 선회해 최대 압박 카드로 휴전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략전쟁을 막아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방공 무기뿐만 아니라 대규모 공격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미국이 나토에 무기를 공급할 것이며,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와 오늘 계약을 체결했다"며 "오늘 체결된 협정에 따라 나토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다.
우리는 최상급 무기를 생산할 것이며 이를 나토에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50일 이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에 매우 혹독한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 2차(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관세율이 100% 정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장거리 무기를 제공한다면 모스크바를 공격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과 인도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핀란드 소재 싱크탱크 '에너지·청정공기 연구센터'에 따르면, 2022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47%는 중국, 38%는 인도, 6%는 튀르키예가 차지했다.
러시아와 미국 간 교역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관세 부과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지만 러시아 고립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러시아 간 교역액은 35억달러다.
이는 미국 전체 상품 교역액 7조3000억달러의 0.1%도 되지 않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X(엑스)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의지, 살인을 중단하며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평화를 수립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X에 "트럼프가 크렘린에 연극 같은 최후통첩을 보냈다"며 "러시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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