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의원 재석 272명 가운데 220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대는 29표, 기권은 23표가 나왔다.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드라이브가 본격화되면서 증시가 단기 급등한 채 하반기를 맞이했다.

이달 초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국내 증시 밸류업 기대감이 여전히 투자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업종별로는 지난 분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인 금융·증권 업종과 인공지능(AI) 전력 설비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자본시장 개혁과 AI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7월 2~8일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은 'PLUS 고배당주'로 일주일 새 795억원이 순유입됐다.

'PLUS 고배당주'는 유동성이 확보된 코스피 대형주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높은 3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업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그 외에 기아·현대차·SK텔레콤 등 배당성향이 높은 대기업을 두루 편입한다.


'PLUS 고배당주'는 금융주의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3개월 새 43.6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상법 개정·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환원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대표적인 가치주로 꼽히는 금융주 주가가 고공행진한 바 있다.

자본시장 개혁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증권주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힘을 보탰다.


특히 상법 개정안이 처리된 데 이어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모이면서 8일 하루 새 금융 및 증권업종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에 'PLUS 고배당주'도 이달 들어 5.22%(8일 종가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대형주, 배당주,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최근 일주일 새 'KODEX 200'에는 778억원이 순유입됐으며,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과 대형 배당주 5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KODEX TOP5PlusTR'에는 67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코스피가 단기 급등 속 3100을 돌파한 가운데 횡보장 투자를 노리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에도 69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전력 설비 관련주에 투자하는 'KODEX AI전력핵심설비' 역시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7월 상장된 이 ETF는 변압, 송배전 설비 등 미국에 전력 설비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용 전력기기 수주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새 정부의 적극적인 AI 인프라 투자 계획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면서 투심이 모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펀드에는 일주일 새 69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AI 사업 관련 성장세가 재부각되면서 증권사들도 국내 전력 설비 관련주 목표 주가를 높여 잡는 추세다.

이달 들어 LS증권과 대신증권은 미국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과 추가 수주 기대감 등을 이유로 들며 효성중공업 목표주가를 80만원에서 120만원, 6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데이터센터 성장세와 정책 수혜 기대감을 들어 LS ELECTRIC은 목표주가를 각각 28만원에서 35만원, 25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했다.


낙폭을 회복한 미 증시에 대한 자금 유입세도 포착됐다.

미 증시 투자 상품 중에는 나스닥 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세가 이어진 가운데 원전 관련 펀드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는 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배당주와 인컴 전략 ETF가 높은 관심을 받았다면 최근 성장주 중심의 상승장세에 올라타려는 투심이 강화됐다.

특히 S&P500과 나스닥이 관세 발표에 따른 낙폭을 회복한 데 이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단순 지수 추종 ETF에 다시금 자금이 유입됐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학개미는 '인베스코 나스닥 100'을 9065만달러(약 12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뱅가드 S&P 500'에도 1054만달러(약 145억원)가 순유입됐다.

반면 지난달 7562만달러(약 1039억원)의 자금이 몰렸던 '슈왑 미국 배당주'에는 이달 들어 자금 유입세가 뚝 끊겼다.


인컴 전략 상품에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JP모간 나스닥 프리미엄 인컴'에는 지난달 5849만달러(약 803억원)가 순유입된 데 이어 이달 들어 최근 일주일 새 1657만달러(약 227억원)가 추가 유입됐다.

관세 협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변동성에 대비한 투자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규 ETF 성적에도 미 성장주와 국내 밸류업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반영됐다.

지난 5월 이후 국내 상장된 ETF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은 'SOL 미국원자력SMR'로 지난 5월 20일 상장 후 총 1577억원이 순유입됐다.

그다음으로 순매수가 많았던 ETF는 같은 날 상장된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로 총 1392억원이 몰렸다.

두 펀드에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도 각각 148억원, 270억원의 자금 유입세가 이어졌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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