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경기에서 김진규가 이라크를 상대로 선제 결승 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의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AFP연합뉴스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연속 출전' 기록으로는 세계에서 6번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은 21세기 모든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며 축하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와 겨룬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9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에는 황희찬의 왼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고, 추가시간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라크 골문은 후반에 열렸다.
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설영우, 이강인으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김진규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통해 결승 골을 터뜨렸다.
1232일 만에 A매치에서 맛본 골맛이자 통산 3호 골이다.
김진규는 "오랜만에 기회를 받았는데 동료들이 잘 도와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기세를 이어간 한국은 후반 36분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전진우의 크로스를 오현규가 깔끔하게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공격의 핵심은 이강인이었다.
손흥민이 빠진 홍명보호에서 이강인은 이날 도움 1개, 기회 창출 2회,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88%(51/58회)를 기록했고 코너킥도 5회나 전담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양 팀 통틀어 황인범과 함께 가장 높은 평점인 8.2점을 부여했다.
더불어 이강인을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5승4무, 승점 19점으로 조 선두를 유지한 한국은 쿠웨이트와 겨루는 3차 예선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홍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며 본선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지금부터 모든 것을 월드컵에 포커스를 맞추고 차곡차곡 하나씩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월드컵 무대에서 두 번이나 감독을 맡은 국내 출신은 홍 감독이 유일하다.
특히 홍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1무2패·조별리그 탈락)에서 좌절을 경험한 이후 12년 만에 다시 기회를 잡고 명예 회복을 노린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아시아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이후 9월 미국·멕시코와 A매치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시아 강호인 일본과 이란에 비해 무려 3개월이나 늦은 본선 확정이지만 분명 기분 좋은 기록이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북중미 대회까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이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까지 포함하면 통산 12번째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국가 중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란 기록을 작성한 것은 인상적인 성과"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에 진출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며 "내년 여름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을 다시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연속 출전 부문에서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에 이어 전 세계 6번째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브라질은 1930년 1회 우루과이 대회부터 직전 카타르 대회까지 무려 22회 연속 출전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독일이 서독 시절을 포함해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18회 연속 진출,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가 14회 연속 진출로 뒤를 잇고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부터 12회 연속 출전했고 올해 13회로 기록을 연장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에 이어 일본이 이번 2026 북중미 대회까지 8회, 호주는 6회, 이란은 4회 연속 출전에 성공했다.
이날 본선을 노렸던 아시아 국가의 희비도 갈렸다.
한국·이라크전에 앞서 오만 원정에서 3대0 승리를 거두고 승점 16점(4승4무1패)을 쌓은 요르단은 이후 이라크의 패배 소식 덕분에 조 2위를 확보하고 사상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또 A조의 우즈베키스탄도 최종전을 남기고 조 2위를 확정하며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월드컵 본선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증가했고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도 무려 8.5장으로 늘었지만 중국은 또다시 본선 진출의 희망이 사라졌다.
중국은 지난 5일 C조 9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0대1로 패했다.
1957년 이후 68년 만의 패배라 충격이 컸다.
중국은 C조 6위로 내려앉았고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조 1·2위는 물론 4차 예선에 진출할 수 있는 조 3·4위에 진입하는 데도 실패했다.
[조
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