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보물, 더 ‘살맛’ 납니다”…‘스타 레이서’ 유경욱 와이랩스 대표의 인생 2막

레이서·정비사·진행자에서 벤처기업 CEO로
노후 골프카트 ‘생명연장 프로젝트’ 사령탑

유경욱 와이랩스 대표가 친환경 업사이클링 골프 카트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제공=와이랩스]

국내 최정상급 레이서이면서 정비사로 활약해 온 유경욱 선수. 대한민국 레이서 중 최초로 세계 대회에서 우승했고, 국내 유수 대회를 모두 석권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XTM 채널의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 ‘더 벙커’의 진행자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도 한 그는 25년 이상 자동차 업계에 몸담아 온 모빌리티 전문가다.


그는 현재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태다.

친환경 벤처기업 와이랩스(Y LABS)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업사이클링 골프 카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어서다.


유경욱 대표(왼쪽), 아우디코리아 공식 드라이버 시절 [사진출처=아우디]
업계에 따르면 수명을 다한 노후화된 골프 카트의 처리는 골프장의 오랜 골칫거리다.

이를 교체하거나 신규 카트를 도입하기 위한 연간 구입 규모는 약 80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사이클링 골프 카트는 중고 카트를 폐기하는 대신 수거,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가치를 담아 새로운 제품으로 되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업사이클링’에서 해답을 찾았다.


경기도 화성에 본사를 둔 와이랩스는 국내 최초로 업사이클링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골프 카트를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업사이클링 전문 기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는 20여 년간의 레이스 경험과 자동차 산업에서 쌓아 온 기술적 내공을 바탕으로 2019년 와이랩스를 설립했다.


업사이클링 공정을 통한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자동차에 준하는 튼튼함과 편리함을 갖춘 ‘친환경 업사이클링 다인승 Y카트’를 선보이며 골프 카트 사업가로 변신했다.


골프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차세대 화두에 도전하고 싶다는 유 대표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골프 카트 벤처 사업가로 변신 계기는
유경욱 대표 [사진제공=와이랩스]
25년 넘게 레이싱 주행과 정비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차를 ‘빠르게’ 달리게 하는 기술뿐 아니라 ‘오래’ 쓰는 모빌리티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레이서 생활을 하며 현장 경험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골프장의 이동 수단인 골프 카트에 눈길이 갔다.

정비사로서도 호기심이 생겨 내부 구조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여러 제조사의 카트를 분해해 봤다.


골프 카트는 반복 주행과 야외 환경 노출이 잦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에 비해 안정성과 내구성 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이러한 한계를 개선해 보고자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


업사이클링 골프카트 제작의 제1 원칙은
무엇보다도 안전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조사에 따르면 연평균 360건 가량이다.

즉 하루 한 번꼴로 골프장 카트 사고가 발생한다.

이 중 일부는 안타깝게도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골퍼가 카트를 운전하며 라운드하는 노캐디 시스템이 늘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골프 카트의 프레임이 충분히 견고하지 않으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휘어져 탈선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와이랩스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안정성과 내구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용 부담은 줄이고 환경 친화적인 가치를 더한 골프 카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골프카트 업사이클링 구상 배경은
유경욱 대표 [사진제공=와이랩스]
노후화된 골프 카트는 안전 문제로 인해 교체 주기가 빠른 편이다.

일정 수명을 다한 카트는 대부분 활용되지 못한 채 폐기되며, 이로 인해 자원 소모와 비용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환경 부담도 가중된다.


골프 카트를 포함한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탄소 저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구조는 환경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사이클링 Y카트의 핵심은 ‘자원의 선순환’에 있다.

차체의 뼈대가 되는 프레임을 연장, 보강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전체 구조를 개조하고, 코어가 되는 중간 부품부터 초소형 부품까지 정밀한 조립 공정 및 기술을 적용해 완전히 새로운 리무진급 카트로 재탄생시킨다.


이 과정에서 뒤틀림에 취약했던 기존 구조를 개선해 내구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도 살릴 수 있다.


재활용 제품에 대한 편견 극복 방안은
편견을 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술력’이다.

와이랩스의 제품은 단순한 재활용이 아니라 차량 구조와 안정성, 성능까지도 신차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다시 말해 리사이클링(재활용)이 재료를 재사용하는 데 그친다면, 업사이클링은 기존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재창조하는 방식이다.


와이랩스의 업사이클링 기술은 특허 취득을 통해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고, 카트 차체 연장에 따른 휨 하중, 최대 응력 등에 대한 전문 설계기관의 구조검토를 통해 이용자 안정성을 확보했다.


시트 브라켓에는 슬라이드 방식을 적용해 좌석 탈거와 정비가 용이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유지∙관리 효율성도 높였다.


골프장의 비용 절감 효과는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2024’ 자료를 보면 골퍼들이 지출한 카트 비용은 2023년 기준 1조1480억 원으로, 2011년보다 2.27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트 비용이 지속적으로 인상된 데다 골프장 수와 이용객 수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6인승 리무진 골프 카트는 대당 약 6000만원이 넘는다.

업사이클링 Y카트는 기존 중고 카트를 개조할 경우 2000만원에 공급된다.


중고 카트가 없는 경우에도 완제품을 2,800만 원에 구매할 수 있어 골프장 운영자 입장에서도 경제성이 매우 높다.


업사이클링 이외 차별화된 기술은
업사이클링 골프 카트 [사진제공=와이랩스]
카트용 배터리팩을 자체 개발했고, 여기에 회생제동 기술을 접목했다.

일반적으로 감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그대로 소모되지만, 와이랩스의 시스템은 감속 시 브레이크를 밟으면 동력 모터를 통해 이 감속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어 배터리에 다시 저장한다.


쉽게 말해 골프 카트를 운행하는 동시에 충전도 이루어지는 셈이다.

또한, 배터리 성능 유지를 위해 과충전 방지 기능을 갖췄다.


‘뉴 다인승 리무진 Y카트’에는 150와트짜리 태양광 패널 3개를 루프에 탑재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등 에너지 효율성을 강화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다음 목표는
골프 카트 업계에 ‘친환경 업사이클링’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싶다.

자원을 덜 쓰고, 오래 쓰고, 더 똑똑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식이 골프 산업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이 확산되는 중이다.

기술과 환경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기업이 되는 것, 그것이 저희 와이랩스의 목표이자 도전 과제다.


또 골프장뿐만 아니라 리조트, 캠핑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카트의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경욱 와이랩스(Y LABS) 대표-▲한국 모터스포츠 어워즈 올해의 드라이버 대상 수상 ▲경기도 기술학교 자동차 튜닝과 교수 ▲아우디코리아 소속 드라이버 및 홍보대사 ▲RD-TECH AUTOMOTIVE 부사장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 <더 벙커>(XTM 채널)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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