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우려에…국토부 HUG 대출보증 제한 검토
분당 이주단지 결국 무산…2차 선도지구 지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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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 전경. [매경DB] |
분당신도시 이주대책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정부가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이주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 ‘대출보증’ 지원 제한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정비사업의 ‘자금줄’을 조절함으로써 재건축 속도를 완화하려는 조치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이주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재건축 선도지구를 무리하게 지정할 경우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기 신도시는 다음달 2차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있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정비사업 대출보증제도를 활용해 이주 수요를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제도는 신용도가 낮은 정비사업조합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비를 조달할 때 HUG가 보증을 서주는 구조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1기 신도시 맞춤형 대출보증제도 도입을 예고하며 총 12조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펀드를 통해 재건축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HUG가 보증을 제공해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사실상 정부가 제공하는 재건축 사업 ‘마중물’ 자금인데, 대출보증을 미루거나 제한할 경우 조합은 사업비 조달이 어려워져 재건축 추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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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 과천 시내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사진 = 뉴스1] |
국토부가 이런 조치를 고민하는 배경에는 최근 같은 준강남 입지인 과천에서 이주 수요로 인해 전셋값과 집값이 오르는 조짐이 뚜렷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 이주 여파로 과천 전셋값은 올 들어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주변 단지에서는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민심만 고려해 이주 대책 없이 재건축 선도지구를 남발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앞서 국토부는 분당 야탑동에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해 이주 수요를 흡수하려 했지만, 주민 반발로 성남시가 제안을 철회하며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성남시가 대체 용지를 제안했지만, 정비사업이 몰리는 2028~2029년까지 공급이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국토부는 허용 정비물량 제도를 활용한 이주 수요 분산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관리처분인가 시점을 조정해 재건축 일정을 조율하는 방식이지만, 인허가 권한이 지자체에 있어 한계가 있는 만큼 보증지원 제한이라는 별도 대책을 추가로 고민하는 것이다.
한편 이날 경기도는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 노후계획도시의 정비기본계획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부천 중동, 군포 산본, 안양 평촌에 이어 경기도 내 1기 신도시 5곳 모두 정비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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