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보이는 곳에 임대주택 배치하라”…서울시 요구에 잠실5단지 ‘부글부글’

임대주택 위치 서울시 제동
“한강 경관 독점 안돼” 취지
조망권 가치에 수억 프리미엄
“너무 기계적 소셜믹스” 불만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을 둘러싸고 ‘소셜믹스’(분양·임대 혼합 주택)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시가 정비계획 통합심의 과정에서 “한강변 주동에도 임대주택을 배치하라”고 요구하면서다.

임대주택에 대한 차별을 줄이기 위한 것이란 게 서울시 입장이다.

반면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선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한강 조망권을 임대주택과 공유하라는 건 사실상 재산권 침해”라는 반발이 나온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열린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안건을 보류했다.

스카이브리지 구조 안전성과 한강변 주동 배치 문제 등이 지적됐다.

특히 서울시는 “소셜믹스 정책 취지에 따라 한강변 주동에도 임대주택을 배치하라”는 의견을 조합 측에 전달했다.


조합이 제출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임대주택은 대부분 단지 내 저층부와 비선호 동에 배치돼 있었다.

한강변에 인접한 4개 주동엔 임대 물량이 아예 없었다.

이에 대해 심의위원들은 “편중 배치가 소셜믹스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소셜믹스란 한 단지 내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함께 짓는 것을 뜻한다.

과거엔 한 단지 내에 임대동을 별도로 짓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차별 요소를 없애기 위해 전 동에 고르게 배치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2년 ‘공공주택 소셜믹스의 완전한 구현’을 목표로 제시하며 임대주택에 대한 차별 요소를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차별의 구체적 예시로 임대주택 저층 배치, 강이나 하천의 조망권 배제 등을 거론하며 이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잠실주공5단지 임대주택 배치 논란도 이 같은 정책 추진 기조 속에서 불거진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변 주동뿐만 아니라 일부 동에만 편중된 배치가 소셜믹스 정책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임대주택 차별 요소를 없애는 측면에서 재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심의 과정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조합 측은 이 같은 서울시 의견을 수용할 방침이다.

정복문 잠실주공5단지 조합장은 “한강변 동에 임대주택을 배치해도 조합원이 한강 조망 주택을 분양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며 “심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조만간 심의 절차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 한강 조망권 논란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소셜믹스 정책의 일관된 추진을 위해서는 한강변 동에도 예외 없이 고른 임대주택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옹호하는 측 입장이다.

반면 한강 조망권에 따라 수억 원의 프리미엄 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임대주택에 조망권까지 확보해주는 건 지나친 특혜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임대주택의 한강변 주동 배치에 따라 해당 동에 조합원 물량 또는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들어 분양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

기계적인 소셜믹스 정책 추진이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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