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데이터 분석결과
2030 폐업률, 5060의 두 배
유행따른 창업으로 경쟁치열
창업률도 60대 2.5%P 늘 때
2030대 2.1%∙1.3%P씩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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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각역 젊음의거리 일대가 한산한 모습. 주변 건물에는 폐업을 알리는 임대 딱지가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
# 서울 중구 ‘힙지로’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 3년차 이성유 씨(34·가명). 직장생활로 모은 돈에 대출까지 더해 야심차게 열었던 식당을 올해 초 결국 폐업했다.
힙지로가 뜨면서 주변에 유사한 레스토랑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하루가 다르게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이 씨는 “매출은 줄어드는데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상권이 흥하자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국내 소비부진이 청년 자영업자들을 집중 타격했다.
5060은 창업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2030은 폐업이 늘었다.
청년 창업이 트렌디한 카페, 레스토랑 등 경쟁이 치열하고 유행을 타는 업종에 집중된 탓이다.
청년세대가 여유자금이 부족해 경기침체를 버틸 여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다.
13일 KB국민카드의 유효가맹점 현황 분석 데이터에서는 청년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반면 퇴직 후 자영업에 뛰어드는 중장년층은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KB국민카드 신규 가맹점주 연령대별 비중은 60대 이상이 2022년 11.0%에서 올해 13.5%(2월까지 통계를 연간으로 환산)로 높아졌다.
50대 비중은 23.1%에서 24.2%로 증가했다.
반면 20대 신규 가맹점주 비중은 같은 기간 11.8%에서 9.7%로 줄었고, 30대는 25.3%에서 23.8%로 감소했다.
KB국민카드의 카드 가맹점 해지율을 살펴보더라도 연령대가 낮을수록 해지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카드 가맹점 해지율은 통상 폐업률과 일치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고령화에다가 은퇴시점이 빨라지면서 퇴직 후 벌이를 찾는 5060세대가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데, 무인점포 등으로 창업 비용이 줄어들면서 이들의 창업을 부채질했다”면서 “반면, 카페 등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 창업에 몰리는 2030세대는 경기불황과 경쟁심화 등에 따른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지속되는 내수부진은 자영업 전반을 침체시켰다.
KB국민카드의 가맹점 신규등록율은 지난해 13.2%에서 올해 10.9%(2월까지 통계를 연간으로 환산)로 급락했다.
반면 지난 해까지 12%대에 머물던 가맹점 해지율은 올해 13.2%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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