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드론 배우고 식탁 위엔 고춧가루…러 공개한 파병 북한군 훈련 모습 보니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고려인의 후손인 김 마리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인 북한 병사들이 지내고 있는 기지 내부 모습과 훈련 과정을 공개했다. [사진 = 김 마리나 텔레그램 갈무리]

한국계 러시아 언론인이 북한군의 훈련 모습을 촬영해 공개했다고 RFA(자유아시아방송) 등이 3일 보도했다.

뉴스1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고려인 김 마리나는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작년 10월 1만~1만2000여명에 이어 올해 초 2차로 1500여명을 파병한 바 있다.

영상에는 북한군이 러시아의 한 숲속에 마련된 훈련소에서 소규모 전술 단위 기동을 연습하는 장면과 드론 대응 전술과 전자전 상황을 가정한 전술 훈련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군은 러시아식 식단으로 식사하며 보르시치 같은 전통 음식도 먹었다.

러시아 측은 훈련소 식당에 북한군을 위한 고춧가루도 제공했다.

김 마리나에 따르면 이들은 난방이 갖춰진 참호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태블릿으로 군사 교육용 콘텐츠를 시청하며 학습했다.

북한군은 의사소통을 위해 러시아어도 공부했다.

공개 영상에는 “안녕하세요” “준비하십시오” “사격 개시” 등 기본적인 명령어들이 러시아어와 한국어로 병기돼 있는 교재도 등장한다.

영상에는 북한군이 러시아 군가 ‘카츄샤’를 한국어로 부르는 모습도 나온다.

북한 병사들은 2차 대전 당시 소련군을 상징하는 군가를 한국어로 번역해 불렀다.

RFA는 단순한 군사 협력을 넘어 양국 간 정서적 동맹을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마리나는 “이 병사들이 귀국하면 인민군을 훈련하게 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인민군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실전 경험이 많고 훈련이 잘된 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