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투자자 저격한 美 운용사...“오징어 게임하듯 주식 투자해”

美 자산운용사 아카디안리포트
“잘 모른 채 마구잡이식 레버리지 투자”
“소형 주식 급등락에 부정적 영향 미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에 등장하는 ‘영희’ 조형물 앞에서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한국 서학개미를 ‘오징어 게임’에 비유한 리포트가 나왔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카디안(Acadian)의 오웬 라몬트 수석 부사장은 최근 내놓은 ‘오징어 게임 주식 시장’ 리포트에서 “오징어 게임을 보면 참가자들이 규칙을 잘 모르고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들이 3배 레버리지 반도체 ETF를 매수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아카디안자산운용은 1986년 설립된 글로벌 퀀트 헤지펀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1121억달러(약 150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680억달러)과 비교해 65% 증가한 수치다.

이는 미국 주식 시장에 총 시가총액(62조달러)의 0.2% 수준이다.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일부 틈새시장에서는 한국 투자자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라몬트 부사장의 분석이다.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일종의 밈 주식(테마주)으로 분류돼 가격이 급등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 배경에 한국 투자자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양자컴퓨팅’과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카테고리를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실제 양자컴퓨팅 테마주로 엮인 리게티컴퓨팅은 한국인 투자 비중이 11%에 달하는데, 지난해 1400% 폭등한 뒤 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라몬트 부사장은 “소규모 주식에 자금이 쏟아지면 그 결과 기괴하고 격렬한 가격 상승이 발생한다”며 “한국 투자자가 이 같은 변동성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지만, 분명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라몬트 부사장은 각 시대별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든 소수 집단을 언급하며, 현재는 한국 투자자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몬트 부사장은 “모든 시장에는 부의 파괴를 이끄는 투자자 그룹이 있었다.

1929년 대공황 시기 고위험 투자 신탁을 매수했던 일반 투자자(the little fellow), 1989년 일본 샐러리맨, 2021년 밈 주식 매수를 권장한 로빈후드 투자자들이 있었고 오늘날은 한국 개인 투자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몬트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가장 좋은 결정은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며 “지루한 인덱스 펀드를 구입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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