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증시의 반등 흐름 속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이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은 676조428억원으로 전체 시총(2천116조8천655억원)의 31.96%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2023년 9월 20일(31.97%) 이후 처음으로 31%대로 내려간 수치입니다.
외국인 시총 비중은 지난해 초 32.7%에서 7월 36%대까지 증가한 뒤 점차 감소했습니다.
8월 34%대, 9월 33%대, 11월 32%대로 하락한 뒤, 올해 들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천47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월별로 보면, 외국인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8.0% 상승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떠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9.6% 하락한 코스피와 달리 올해 들어 증시가 반등했음에도 외국인의 매도세는 여전합니다.
지난달 말 '딥시크 충격'과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우려 속에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졌지만, 이후 미국 정부가 캐나다·멕시코와 협상 후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는 소식에 다소 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관세 불확실성과 지속적인 국내 정치 불안,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미국 우선주의 추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며 "롤러코스터식 트럼프 정책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1조8천150억원 순매도했습니다. 그 외에도
현대차(7천10억원),
KB금융(3천160억원),
유한양행(2천420억원),
HD현대일렉트릭(2천230억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증권가는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이 이미 바닥 수준에 도달해 추가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준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이미 역사적 저점 수준인 30% 부근에 도달해, 외국인 자금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뚜렷한 외국인 복귀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4월 시행될 예정인 상호관세는 매우 포괄적인 형태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 이미 FTA를 체결했지만, 미국 입장에서 무역적자 대상국인 한국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무역 불균형이 큰 점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정상회담을 통한 정책 조율 기회가 제한된 한국의 입장에서 관세 문제는 지속적인 시장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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