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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건강의 3요소는 식사, 운동, 수면이다.
일반적으로 수면 시간은 밤이 긴 겨울에는 길고, 낮이 긴 여름에는 짧아진다.
이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밤과 낮의 길이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동지는 밤의 길이(일몰과 일출 기준)가 14시간17분, 하지는 9시간14분이다.
밤과 낮의 길이가 하루 1분 39.6초씩 짧아지거나 길어지면서 동지와 하지를 오간다.
그러나 현대인은 대낮 같은 빛과 조명,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으로 잠을 못 이룬다.
바로 불면증 또는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겨울에는 불면증이 악화된다.
입춘(2월 3일)이 지났지만 춥고 건조한 겨울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춥고 건조한 날씨에 실내 난방까지 겹치면 코 호흡보다 구강 호흡을 많이 하게 돼 수면이 나빠진다.
구강 호흡은 입을 마르게 하는데, 산소포화도(혈중 산소 농도)를 떨어뜨려 잠을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분열이 일어나 불면증이 심해지고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58분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고하는 어른 수면 시간인 7~9시간보다 짧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시간 8시간27분보다 약 18%나 짧다.
수면 부족은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대사증후군(비만·고혈압·당뇨병 등), 암, 치매 등 다양한 질병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은 건강 장수에 꼭 필요하다.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 '적절한 수면'을 빼놓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나에게 '적절한 수면'은? 거의 대부분이 자신의 수면 시간을 알고 있지만 어떤 수면을 취하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한다.
주로 일하는 사람들은 수면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고령으로 은퇴한 후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불면증으로 고민한다.
야나기사와 마사시 일본 쓰쿠바대 교수는 NHK 방송의 '오늘의 건강'에서 "잠을 못 잔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수면 시간'을 알고 적절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① 우선 평일과 휴일의 수면 시간을 같게 한다.
② 그리고 평소보다 30분 일찍 자본다.
③ 다음날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평소보다 좋을 것 같으면 2~3일 계속한다.
④ 다시 15분 일찍 자본다.
⑤ ④번을 반복해서 일어나는 시간에 저절로 눈이 뜨이면 그것이 최적의 수면 시간이다.
수면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자신이 어떤 수면을 하고 있는지는 의식이 없기 때문에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재 수면다원검사로 본인 수면을 객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뇌파, 안구 운동, 근육 움직임, 호흡, 심전도, 산소포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환자의 수면 중 행동을 비디오로 기록한다.
1박2일간 입원해 잠을 자면서 당일 오후 10시부터 그다음날 아침 6시까지 진행한다.
'뇌파 측정기기'를 활용해 수면의 질을 연령별로 측정해보니 20대와 후기 고령자(75세 이상)는 전형적인 수면 패턴에서 차이가 있다고 NHK 방송에서 야나기사와 교수가 설명했다.
분석 결과 나이가 들면 잠들기 어렵고 수면 중에 잘 깨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고령층은 복용하는 약물이 많은데 그중에 수면을 방해하는 성분이 있을 수 있고, 활동 부족과 앓고 있는 질환의 통증, 배우자나 친구의 죽음, 낮잠을 자주 자거나 침대에 자주 눕는 습관 등에 의해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
고령이 되면 빨간색으로 표시한 '중도 각성'(몇 번이고 잠에서 깸)이 증가하고 파란색으로 표시한 '깊은 수면'이 줄어든다.
또 녹색의 '렘수면'도 20대에 비해 감소한다.
렘수면은 꿈을 꿀 때의 수면으로, 그동안 얕은 수면이라며 좋지 않다고 인식됐지만 최근 이 렘수면이 주목받고 있다.
렘수면이 감소하면 치매 위험이 올라간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이 렘수면을 늘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렘수면은 수면 후반에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게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사람들이 잠을 자는 사이 깨닫지 못하지만 수면은 파동곡선처럼 비렘(Non-REM·non-rapid eye movement)과 렘(REM)이 한 주기로 약 90분간 움직이며 하룻밤 사이에 대체로 4~5번의 주기를 반복한다.
전체 수면 중 75~80%를 차지하는 비렘수면은 다시 1단계, 2단계, 3단계 수면으로 구분되며, 3단계는 서
파수면으로 가장 깊은 잠을 진다.
비렘수면 시간에는 호흡이 느려지고 심장박동 수와 혈압이 떨어지며 정신적 활동이 감소하는 게 특징이다.
반면 렘수면은 잠을 잘 때 뇌가 휴식을 취하면서 하룻 동안 받은 정보를 정리하는 단계다.
렘수면 시간 동안에는 근육이 이완되고 호흡 및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변하며 정신 활동이 활발하다.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와 기억력에 관여한다.
렘수면이 짧아지면 뇌가 혹사당해 기억력 감퇴, 고혈압 발병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필요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빛의 자극은 잠자는 데 가장 큰 적이다.
우리나라의 거실과 안방은 밤에도 너무 밝다.
일몰 후에는 실내 조명도를 낮춰 생활하다가 취침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비슷한 환경이다.
이불에는 졸린 다음에 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졸리지 않은데 이불에 자주 누워 있는 것은 불면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뇌가 이불 속은 잠을 잘 수 없는 장소라고 인식하게 되면 실제로 잠을 자기 어려워진다.
10분 정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으면 이불에서 나와 기분 전환을 하고 다시 졸리면 이불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느긋한 영화나 귀여운 동물의 모습은 편안한 수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게시물을 보거나 SNS 활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마찬가지로 짧은 동영상을 계속 보거나 게임, 조작을 하는 것은 수면에 악영향을 미친다.
급한 업무가 아니라면 졸리면 자는 것이 좋다.
'자야 한다'거나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갖지 말아야 한다.
낮잠은 20분 정도 선잠을 자는 것이 좋다.
짧은 선잠은 기분 전환도 되고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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