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상계엄 선포, 나라가 위기란 대통령 판단 기해 이뤄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이 열린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 대통령이 출석해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에 이어 당내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면회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나라가 여러 가지 위기에 있다는 대통령의 판단에 기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김기현·추경호·이철규·정점식·박성민 의원과 접견했다.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만나는 건 지난 3일 권영세·권성동·나경원 의원, 7일 윤상현·김민전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접견 후 기자들과 만난 김기현 전 대표는 “대통령께서는 잘 지내고 계셨다”며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은) 헌법 절차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이 이행됐다는 말씀 주셨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날이 추운데 당 지도부와 중앙정부, 의원과 각 당협은 지방자치단체와 잘 협력해 어려운 분들, 자립청년, 영세 자영업자를 잘 챙겨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민들, 특히 청년들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당이 자유수호, 주권회복의식과 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해주면 국민의 사랑을 받지 않겠나”라고 했다고 김 전 대표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마이크를 조작하는 모습.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전날 오후 동대구역 앞에서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것과 관련해서는 김 전 대표가 “많은 국민께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에 공감하고 계신다는 뜻을 전달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을 잇달아 접견하는 것에 관해 정치적인 해석과 비판이 따라붙고 있다.

의원들이 윤 대통령과의 연을 강조하고 당 지도부 역시 ‘개인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전언 형태로 공개되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여당의 우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서다.


또 보수 지지층이 탄탄한 영남권 의원들이 강성 지지층을 더 포섭하고자 윤 대통령 면회에 나설수록 중도층과 괴리될 수 있단 지적도 비윤(非윤석열계) 인사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날 윤 대통령을 접견한 국민의힘 의원 5명 중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을 제외한 4명의 지역구가 영남이다.


윤 대통령 측도 야권의 ‘옥중정치’ 비판 등을 인지, 이날 이후로 접견을 최소화하고 재판 준비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접견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때 그 사람들로 국민과 역사가 오래오래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내란 동족 세력이라고”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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