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딥시크' 등장으로 주요 반도체주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계 반도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 되레 주가가 올라 눈길을 끈다.
3일 코스닥 시장에서
GRT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9.96% 상승한 55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설 연휴 이후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에 도달한 것이다.
GRT는 해외 상장을 목적으로 세워진 홍콩 소재의 지주회사 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의 약자다.
이 회사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강소통리광학신재료집단유한공사, 강음통리광전과학기술유한공사, 강소혜지신재료과기유한공사 등은 모두 중국에 위치해 있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생소한 중국 회사가 갑자기 급등세를 보인 것은 최근 중국의 AI 챗봇 딥시크가 주목받으면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GRT는 지난해 중국의 주요 AI 서버 제조 업체인 낭조정보와 약 18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낭조정보는 중국 AI 서버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AI 모델 개발을 위해 이 회사의 서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날
피델릭스는 전 거래일 대비 1.04% 오른 155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25.84% 상승한 1938원까지 올랐으나 오후에 부진한 실적을 공시하면서 상승폭을 되돌렸다.
앞서 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에는 하루 만에 29.96% 오르며 상한가에 도달한 바 있다.
피델릭스 역시 중국계 기업이다.
피델릭스의 최대 주주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인 동심반도체주식유한공사로 지분율은 약 30.18%다.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동방항신그룹은 본래 에너지, 시멘트, 자원개발, 부동산 등 사업을 하다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2014년 동심반도체를 설립했으며 이듬해
피델릭스를 인수했다.
이에
피델릭스는 딥시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중국계 회사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다만
피델릭스는 중국 최대 반도체 생산 업체인 SMIC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활용해 플래시 메모리 제품 생산을 진행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SMIC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므로
피델릭스의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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