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7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습니다.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선포했는데요.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진경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취임식 이야기부터 먼저 해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전통적으로 의사당 밖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려 왔는데, 이번에는 실내에서 진행됐네요?
【 기자 】
네, 강추위 탓에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은 의사당 내 원형홀에서 열렸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이 실내에서 열린 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이후 40년 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다시 한번 '미국 우선주의 시대'를 선포했는데요.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고 강한 미국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수 차례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트럼프 / 제47대 미국 대통령
- "미국의 황금기는 바로 지금 시작됩니다. 오늘부터 우리나라는 번성할 것이고, 전 세계로부터 다시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취임사에서는 대외 군사개입을 자제하는 '트럼프판 신고립주의'에 대한 선언도 나왔는데요.
세계에서 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군대를 건설하겠다며, 아예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미국의 승리가 측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동맹국의 안보 부담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취임식 이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수십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불공정성을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모두 재탈퇴했습니다.
【 앵커멘트 】
국정 방향이 완전히 뒤바뀐 만큼 세계 각국의 시선도 미국을 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미국과 우호 관계를 다지기 위한 각국 지도자들의 환영 메시지가 이어졌는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어떻게 흘러갈까요.
【 기자 】
우선 전쟁을 벌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직접 취임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쥐스탱 트리도 캐나다 총리와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미국과의 우방 관계를 강조하는 취임 축하 인사를 보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 조율에 나섰는데요.
일본 언론은 이르면 다음달 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부르며 첫 임기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잘 지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대통령 공백 상태인 한국은 주변국과 달리 미국과의 외교에서 소외되고 있는데요.
여름까지 정치적 공백이 길어지면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정치 뿐만이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업계의 우려가 크죠?
【 기자 】
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수입품에 최대 60%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미국 수출길에 난관이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낸드플래시 40%를,
SK하이닉스는 D램 40%와 낸드 20%를 생산 중입니다.
배터리 업계도 전기차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고환율 기조는 국내 산업 전반의 우려 사항인데요.
수출 효과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원자재 수입 비용과 해외투자비 상승에 따른 부담이 더 큰 모습입니다.
고환율에 따른 부담이 특히 큰 산업으로는 반도체와 배터리, 제약·바이오, 석유화학 등이 꼽힙니다.
정부는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역대 최대인 360조 원 규모의 수출금융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환리스크 대응과 수출 다변화 지원을 위해 환변동보험 지원 규모도 2천억 원 늘리고, 수출 지원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런 가운데 우리 기업인들이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습니다.
외교가 마비된 가운데 기업들이 '민간 대미창구'를 뚫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 기자 】
국내 재계 인사들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는데요.
취임식 장소가 실내로 바뀌면서 입장 가능 인원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여러 인사들이 계획과 달리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했는데요.
허영인 SPC 회장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은 입장권을 받지 못해 다른 장소에서 취임식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창업주는 실내 행사장에 입장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무도회에도 참석해 트럼프 일가와 친분을 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산업계에 이어서 증시 영향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오늘, 국내 증시 흐름은 어땠나요.
【 기자 】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은 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과
LG에너지솔루션 등 이차전지주가 크게 하락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전기차 우대정책을 폐기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는 트럼프 정부의 조선업 재부흥 정책에 다른 수혜 기대감에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할 거란 기대에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현지시간 20일 취임을 10시간 가량 앞두고는 처음으로 10만9천 달러를 넘겼었는데요.
취임식 직후 떨어지기 시작해 현재 10만 달러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었습니다.
고진경 기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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