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8일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는 3% 넘게 올랐습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3.43% 오른 5만7천3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가 5만7천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26일(5만8천300원) 이후 약 1달 반 만입니다.
주가는 개장 직후 1.08% 하락했으나 이내 반등해 한때 3.79% 오른 5만7천500원을 기록하는 등 3%대 강세를 유지했습니다.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삼성전자로, 매수 규모는 약 2천800억원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에 앞서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5천억원으로 이전 분기 대비 29.19%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7조7천96억원 대비 15.7% 하회한 것이기도 합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익이 컨센서스보다 훨씬 낮은 7조원 초반대나 6조원대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연초까지 주가가 5만3천원대에 머무는 등 지난해 11월 15일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 반등세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은 컨센서스에 못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최악을 가정한 우려만큼 나쁘진 않았고, 현재 주가는 우려를 선반영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반도체 부문에서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메모리 사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점 역시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험 통과 가능성에 대한 언급과 함께 실적 개선 기대감을 자극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낮아질 대로 낮아진 기대치로 인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안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 수준이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하는 등 역사적 저점권에 위치함에 따라 이런 역발상적 주가 흐름이 가능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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