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범용 D램 넘어 고성능 칩까지 지배력 확대
창신메모리, 공격적 설비투자로 공급 과잉 주도

[사진출처 = 킹뱅크]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자국 정부와 내수 수요를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레거시’ 범용 D램을 넘어 우리 기업 텃밭으로 여겨지던 고성능 D램 시장까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D램 업체와 PC 제조사 간 공급 계약 가격(고정거래가격)은 전분기 대비 5∼10%가량 하락했다.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가격 낙폭이 두드러졌다.

범용 D램 가격은 지난해 7월 2.1달러에서 12월 1.35달러로 35.7% 떨어졌다.


올 1분기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대비 8∼13%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에 내놨던 예상치보다 하락폭이 3%포인트 확대됐다”고 전망했다.


범용 D램 가격 하락세는 경기 침체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중국 반도체 기업의 물량 공세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창신메모리는 DDR4, LPDDR4X 등 시장에서 공격적 설비투자로 범용 반도체 공급 과잉을 주도한다.

창신메모리 등이 범용 D램을 시중 가격보다 50% 할인해 판매 중이라는 외신 보도마저 나온다.

D램 ‘치킨게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까지 제기된다.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PC OEM 재고 수준은 약 10∼15주로, 전통적인 비수기인 올 1분기에도 재고를 계속 줄일 것”이라며 “중국 창신메모리의 생산능력 확대로 D램 공급 과잉은 이어질 것”이라 진단했다.


문제는 구형인 DDR4뿐 아니라 고성능 칩 DDR5까지도 가격 약세가 전망된다는 데 있다.

이는 중국 기업이 DDR4에 이어 고부가가치 DDR5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부터 DDR5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창신메모리는 수율(정상품 비율)이 80%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수율 수준에 근접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제품 성능은 국내 기업 대비 4∼5년 전 수준인 DDR5 1세대급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장비 업계 CFO는 “중국 기업 주도로 DDR4 시장 손익분기점이 무너지면 DDR5로 공급 집중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렇게 되면 DDR4보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뛰어난 DDR5 시장 손익 구조도 버티기 힘든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탓에 증권가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을 향한 실적 눈높이를 잇달아 낮추는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최신 전망치는 3개월 전보다 13.5% 줄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까지는 중국 업체의 물량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우려 등으로 범용 반도체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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