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한남동 관저 앞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대통령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 틈바구니에 카메라를 든 유튜버도 수십 명에 달했다.

보수·진보 진영을 막론하고 정치 유튜버들에게 이런 이벤트는 '장날'과 같다.

카메라를 켜고 라이브 방송을 하면 지지자들이 '슈퍼챗'으로 현금을 후원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구독자 수 기준 국내 상위권 정치 유튜버들은 모두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관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12·3 계엄 이후 뉴스/정치 유튜버들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유튜브 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12월 한 달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가 슈퍼챗 수입 1억5000만여 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신의한수'가 1억2000만여 원, 홍철기tv가 4700만원을 벌었다.

계엄령 전인 11월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그라운드C(3800만원)는 계엄령 이후 5배 가까이 슈퍼챗 수입이 늘었다.


정치 유튜브는 진영 대결 구도가 강할수록 관심을 끌게 마련인데 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이런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졌다.

지지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주제로 라이브를 올리면 금세 슈퍼챗이 쏟아져 들어온다.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후 신의한수는 지난달 31일 "대통령 관저로 모이자"는 라이브 방송을 12시간 가까이 진행했고, 홍철기tv는 "한남동으로 모이자"는 라이브를 8시간 넘게 진행했다.


문제는 정치 유튜버들의 상당수가 선동적인 제목과 편집을 통해 극단주의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12·3 계엄 이후 일부 유튜버들은 계엄을 미화하거나 사실상의 대통령 선거운동을 펼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규제에선 벗어나 있다.

방송·신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공직선거법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아 노골적인 편파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

지지자들이 슈퍼챗을 쏘는 이유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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