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반세기만에 벌어진 초유의 사태에, 간밤 외환시장과 가상자산시장 등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사태가 해소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부 안정을 되찾기는 했지만, 충격의 여파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윤 대통령이 어제(3일) 오후 10시 23분을 기해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정치 리스크에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매도세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달러당 원화 값은 오늘 새벽 0시 26분경 1천446원 선까지 밀려났습니다.
가상자산시장도 크게 출렁였습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장중 30% 가까이 떨어졌고, 주요 알트코인인인 이더리움과 리플도 각각 30%대와 50%대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해외거래소에서는 눈에 띄는 가격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때 글로벌 시세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ETF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 '매튜스 코리아 액티브 ETF' 등 한국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들은 장중 6~7%대의 낙폭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계엄 국면이 해소 양상으로 흘러가자, 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달러당 원화값은 1천415원대를 회복했고, 국내거래소의 가상자산 가격도 글로벌 시세와 수준을 맞췄습니다.
또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ETF들도 낙폭을 1% 후반대로 줄이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며, 이후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최진호 / 우리은행 애널리스트
- "국정운영에 잡음이 생겼다는 사실은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에 부정적인 요인입니다. 최근 한국의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의 이슈가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여 채권금리가 낮아졌는데, 만약에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이탈한다면 다시 금리상승이 나타날 우려가 있습니다. 주식시장 같은 경우는, 외국인 자금이탈이 가속화되면 원화자산 약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매매동향을 주의깊게 살펴봐야합니다."
우리 금융·통화당국은 당분간 금융시장을 둘러싼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시장 안정조치에 나서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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