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코스피를 향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를 줄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조7000억여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약 7800억원 줄어들었다.


빚투의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이다.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이 유력하다고 보는 경우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사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2일 코스피가 0.06% 하락 마감했는데도 투자자들은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팔아치우고 인버스 상품을 사들였다.

이날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20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소위 '곱버스'라고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1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반등보다는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증권사들도 개인투자자의 투자 방향성처럼 국내 증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12월에 코스피가 2300선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삼성증권은 이달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50~2650을, 대신증권은 2350~2600을 제시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중 무역 분쟁 당시 PBR 범위인 0.8~0.9배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해 예상 코스피 범위를 산출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의 하향 조정, 엔캐리 청산까지 가세하면 코스피는 2300대 초중반까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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