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요동쳐도 겁없는 개미 '빚투' 미수금 1조원 넘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초단기 '빚투'인 미수거래 규모가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외상거래'라는 용어로 투자자들의 미수거래를 부채질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토스증권은 명칭 변경을 결정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는 1조428억원으로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기 직전인 5일(8681억원)보다 1700억원 넘게 늘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만기가 3거래일인 단기융자 미수거래를 통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미수거래는 예수금을 넘어서는 레버리지 투자를 위해 매수하는 금액의 일부만 납부하고 나머지는 외상으로 사들이는 형태다.

3거래일 안에 돈을 갚지 않으면 증권사는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한다.

미수금 규모는 블랙먼데이를 맞아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미수거래가 급증했던 8월 초 수준까지 뛴 형국이다.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했던 지난 14일과 15일에 반대매매가 대량으로 발생했음에도 미수금 규모는 증가했다.

14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131억원으로 전날보다 36% 늘었다.

미수금 수백억 원이 강제로 청산당했음에도 미수금은 15일 하루 동안 4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주 코스피가 2400선 문턱까지 떨어지자 주가 반등을 예상하고 미수거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수거래 대신 '외상거래'라는 용어를 사용해 미수거래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은 토스증권은 19일 용어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김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