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박근혜 시절 블랙리스트…마법같고 신비로워” 각국 평론가들 극찬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주독 한국문화원에서 한강 작가 작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해 각국의 평론가들이 “마치 마법 같은 작품”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6일 독일 베를린 주독 한국문화원은 각국 평론가들을 초빙해 작품세계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강 작품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독일 문학평론가 카타리나 보르하르트는 한강 대표작 ‘채식주의자’에 대해 “한강의 작품에는 항상 부드러움과 폭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한강의 책은 마법 같기도, 신비롭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아우프바우의 프리데리케 실바흐 편집장은 “한강처럼 부드러움과 폭력성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아우를 수 있는 작가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실바흐 편집장은 한강 작품을 독일어로 펴낸 출판사 소속이다.


실바흐 편집장은 채식주의자의 ‘다(多)화자 3부작’ 구성에 대해 “거대한 소재를 조용하고 차분하게 다루는 잘 짜인 구성이 특별하고 몹시 새로웠다”며 “그렇기에 이 작품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많은 언어로 번역됐을 것”이라고 했다.


보르하르트 평론가는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는 “한국 현대사에서 매우 어려운 소재를 다룬 작품”이라며 “작가(한강)도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출판 편집자 톰 뮐러는 ‘채식주의자’ 독일어판을 펴낼 당시에 대해 “영문판을 먼저 출간한 영국 편집자 맥스 포터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그가 ‘채식주의자’ 영문판을 보여줬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감명받았다”고 회상했다.

뮐러는 “이미 대부분의 독일 출판사가 거절했기 때문에 큰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5000유로(약 734만원)는 매우 가치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고도 덧붙였다.


실바흐 편집장은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소설을 많이 출간했지만 요즘 출판계는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며 “손원평의 ‘아몬드’와 김의경의 ‘헬로 베이비’ 등 최근 독일어판으로 출간한 한국 소설들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독일 배우 도로테 크뤼거가 한강의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낭독했다.

임상범 주독 한국대사는 축사에서 “한강 하면 ‘한강의 기적’을 자동으로 떠올린다.

그러나 사실은 많은 노력과 희생의 결과”라며 “한강은 이미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지만 최고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을 몹시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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