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열린 민관 합동 투자설명회(IR)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사진)이 공매도 금지에 대해 "낯부끄러운 일"이라며 내년 3월 말 재개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개막 축사를 맡은 해외 연사조차 한국의 공매도 금지를 규탄할 정도로 국내외 금융인들이 거센 비판을 가하자 이 원장이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이 원장은 지난 13일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된 IR 행사 메인 세션에서 "내년 1분기까지 (공매도) 제도 등을 마무리하는 것을 전제로 글로벌 시장 기준에 맞춘 제도로 돌아가려고 준비 중"이라며 공매도 재개 의지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가 전부 금지돼 있다는 것은 사실 낯부끄러운 일"이라며 "당국자들이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 세션에 앞서 축사에 나선 피터 스타인 아시아 증권산업 금융시장협회 최고경영자(CEO)는 "공매도 금지기간이 연장되며 생겨난 정책적 불안정성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공매도를 통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어야 해외 투자자들도 한국에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IR 행사가 한국 증시에 자금을 유입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알리려고 개최된 것을 감안하면 개막 축사부터 이 같은 비판이 제기된 것은 이례적이다.


행사에 참석한 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도 "증시가 상승할 때는 수익성이 다 같이 좋아지지만 하락할 때도 좋은 실적을 거두려면 공매도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하락장에서 고스란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개회사에서도 "공매도 관련 부당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구축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투명한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정관계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논의 중인 상법·자본시장법 개선안에 대해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제도 개선 여지가 있을 것 같다"며 "정부와 국회 내에서 많은 진전이 있다는 것을 약속드릴 수 있다"고 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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