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계대출 억제에 대출금리 못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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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기준금리 내린게 언젠데, 왜 내 대출금리는 똑같나.”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는 바로 내리면서, 대출은 꽁꽁 묶어 놓은 것 같다.
” “지금도 월급 절반 이상이 비싼 이자로 ‘순삭(순간 삭제)’ 되고 있다.
”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가 묶이면서 불만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속속 내리면서 예대 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만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 ‘국민수퍼정기예금’ 외 10가지 거치식예금(정기예금)과 ‘KB두근두근여행적금’ 외 12가지 적립식 예·적금의 금리를 상품과 만기에 따라 0.10∼0.25%포인트 인하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추이를 반영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모두 예·적금 인하 행렬에 동참케 됐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신한은행이 14가지 거치식 예금과 17가지 적립식 예금의 금리를 0.05∼0.30% 포인트 인하했고,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11가지 수신(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0.05∼0.25% 포인트 낮췄다.
SC제일은행과 토스뱅크도 같은 날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대 0.8% 포인트, 0.3% 포인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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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지난달 23일과 이달 1일 두 차례에 걸쳐 적금상품 금리를 0.2% 포인트 인하했고, NH농협은행은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달 23일 5가지 거치식 예금과 11가지 적립식 예금의 금리를 0.25∼0.55% 포인트 떨어뜨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금융당국의 정책들을 보면 기존 대출자뿐 아니라 신규 대출자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고금리 대출 부담을 계속 떠안아야 하는 상황인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예대 금리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관리 정책 탓에 대출금리를 쉽사리 못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복수의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상황과 대출 인하 시 ‘쏠림 현상’ 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은 선뜻 대출금리를 먼저 인하할 수도 없는 분위기다.
적어도 연말까지 높은 대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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