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안 맞았던 8년 전 인수위원회와 180도 달라졌다.

'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 조직이 집권 1기 때의 시행착오와 대조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선 일주일을 맞은 12일(현지시간)을 기점으로 트럼프 당선인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내정자 등 백악관과 외교안보 부처의 장관 내정자들을 속전속결로 낙점했다.


이는 2016년 11월 8일 대선 당선 후 지지부진했던 백악관과 외교안보 부처 인선과 비교해 현저히 앞당겨진 속도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승리 열흘 뒤인 18일에서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마이클 플린), 중앙정보국장(마이크 폼페이오) 등 안보·정보 라인 인선을 시작했다.

초대 비서실장 낙점 시점도 이번 2기 인수위 때보다 느린 닷새 뒤에야 라인스 프리버스를 발탁했다.


이 같은 기민함을 이끄는 동력은 다름 아닌 인수위 조직 내부의 일사불란함이다.


집권 1기 인수위 시절에는 정치 초보에 언더독(승리 가능성이 희박한 선수)으로 취급받던 트럼프의 당선으로 그를 보좌하는 그룹 간 알력 다툼이 심각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을 보좌하던 그룹 중 이른바 '뉴저지 사단'과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내정자 간 알력다툼을 비롯해 심지어 측근그룹과 트럼프 당선인의 장녀인 이방카 간 갈등까지 표출됐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스탈린식 숙청과 같은 과격한 표현으로 트럼프 인수위에서 벌어진 난맥상을 보도했다.


당시 시행착오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듯, 집권 2기 인수위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인수위 공동위원장인 억만장자 하워드 러트닉이 내부 알력 싸움을 철저히 통제하며 고위직 인선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 이틀째 발탁된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내정자조차 수면 아래에서 은둔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와일스 내정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공화당 후원자들과의 비공개 모임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성공의 중요 요소로 '속도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와일스 내정자는 이 행사에서 정부를 대변혁할 수 있는 기간이 임기 4년이 아닌 다음 중간선거까지인 2년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는 11월 대선으로 공화당 후보의 승리와 더불어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하는 이른바 '레드 스윕'이 보장되는 중간선거 이전에 개혁 조치들이 완수돼야 한다는 의미다.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승리와 더불어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에 올랐지만 정치 초보이자 예측 불가능한 행보의 트럼프에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불거지면서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공화당의 강력한 응집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당시의 실패가 반면교사처럼 트럼프 2기 인수위에서 민첩성과 일사불란함, 내부 알력다툼 최소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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