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커진 불확실성…“보험사, 실손보험 누수 대비해야”

한국금융연구원 세미나
“후순위채 발행에 의존 말아야” 의견나와
보험사에 신탁사업 참여 권고하기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의 모습. [사진 = 매경DB]
금융당국의 보험 담당자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국내 보험사들이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손의료보험 누수에 대응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들은 전날(12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서울 은행회관에서 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서영일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경기 지연 등 돌발 악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손실 흡수 능력이 취약한 보험사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자본확충, 특히 후순위채 발행에 의존할 게 아니라 자본의 질을 고려해 충격 흡수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서 국장은 “우리 보험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할지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의문이 든다”며 “보험산업은 신뢰산업인데도 소비자의 신뢰도는 여전히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면 채널 중심으로 시장이 고착화하며 판매인력 확보 과열경쟁이 수년째 이어지고 설계사들의 잦은 이직, 부당승환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보험업계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여 신뢰를 회복해야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보험과장도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보험사가 공정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열어야 한다 등 지향점은 과거나 지금이나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고 과장은 실손보험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의료체계 왜곡의 요인 중 하나로 실손보험이 지목받고 있고 이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며 “상품 설계 때 네거티브 형식으로 과감한 보상을 하고 있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고 과장은 보험사들이 신탁산업에 관심을 갖고 뛰어들 것을 권했다.

그는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가 종합재산관리와 연령대별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니 신탁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이라면서 “특히 대규모 법률 개정도 준비 중인 만큼 미리 준비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험산업 전망 발표를 맡은 한상용 금융연 보험·연금연구실장은 “내년 비우호적 경제·금융 환경은 국내 보험산업 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저출생·고령화, 시장 포화, 시장 불확실성이 보험산업 성장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금리 하락이 보험사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장기 상품을 운용하기 때문에 부채가 자산보다 만기가 길다.

부채가 자산보다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고려해 보험사가 미리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한 실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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