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덮친 트럼프發 관세 위협
코스피 2500선 무너지고
삼성전자 52주 신저가
‘트럼프 당선’이 국내 증시에 암운으로 드리우자 코스피가 25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코스피의 주요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200 지수는 지난 8월 5일 ‘블랙 먼데이’ 당시보다 아래로 떨어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94% 하락한 2482.57에 마감했다.
코스피 200 지수는 2.19% 내리면서 ‘블랙 먼데이’(331.86)보다도 낮은 327.31까지 미끄러졌다.
‘트럼프 리스크’에 직면한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대형주 비중이 큰 코스피 200이 코스피보다도 가파르게 내린 셈이다.
코스닥은 2.51% 떨어지면서 700선 바로 문턱인 710.52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의 관세장벽을 향한 우려는 국내 증시는 물론이고 대만과 홍콩 증시까지 끌어내렸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과 대만 등의 아시아 국가들까지 관세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 있기 때문에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한국과 대만도 과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결국 이날 홍콩 항셍 지수와 대만의 자취엔 모두 2%가 넘게 떨어졌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더욱 떨어질 거라는 한국개발연구원(
KDI)의 전망도 증시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과 8월에 잇달아 0.1%포인트 내린 데 이어 이날에는 0.3%포인트 더 끌어내렸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3.64% 내린 5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이어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자
SK하이닉스 역시 3.5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99%)와
셀트리온(-4.71%)도 이날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달 초까지 주가가 올랐던
리가켐바이오(-5.29%)와
실리콘투(-8.77%), 그리고
에스엠 (-7.91%) 또한 별다른 악재 없이도 강한 조정을 받았다.
이날 국내 증시 전반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34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3분기 호실적을 내면서 3.07% 상승한 네이버를 1000억원 가까이 사들였고,
삼성전자는 35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의 추세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의미 있는 반등은 2026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경제에 우호적인 재료가 없기 때문에 하락분에 대한 만회 정도가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망을 하긴 어렵지만 국내 증시는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저평가의 의미는 바닥이라는 뜻이 아니라 더욱 떨어지더라도 회복이 빠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가 무너져내리는 상황에서도 선방한 성적표를 받은 종목들은 소위 ‘트럼프 수혜주’였다.
테슬라의 주가가 고공행진하자 국내 2차전지 대장주이면서 테슬라 밸류체인에 속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64% 상승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거래일을 연달아 주가가 3% 치솟으며 40만원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에코프로(0.78%)·
에코프로비엠(0.13%)·
엘앤에프(0.08%) 등도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당선인의 또 다른 수혜 테마인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인
TYM·
남광토건·
범양건영·
이화공영·
일성건설 등은 줄줄이 상한가에 올랐다.
가상화폐 테마주로 분류되는
컴투스홀딩스 역시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우리기술투자(7.31%) 등도 강세를 보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