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반도체업계 “美中 자체 생산 요구 안 돼…반도체 독립은 불가능”

인피니언·ST마이크로·NXP 한 자리에 모여
獨 뮌헨에서 미국·중국·유럽 지도자에 경고
“어떤 국가도 반도체산업 혼자서 지배 못해”

반도체
유럽 3대 반도체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어떤 국가도 반도체산업을 지배할 수 없다”며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피니언(독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프랑스·이탈리아), NXP(네덜란드) CEO들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일렉트로니카 2024’에서 머리를 맞댔다.

미국·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불확실성은 높아졌고 민족주의적 산업정책 추세가 이어지면서 사업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요흔 하나 인피니언 CEO는 “반도체산업은 공급 측면에서 파편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관세로 인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마크 셰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CEO는 “중국은 중국용 반도체, 서방은 서방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다른 곳에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재료·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반도체산업 공급망이 블록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커트 시버스 NXP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를 축하하면서도 뼈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어떤 국가도 반도체산업을 지배하거나 다른 국가로부터 독립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2030년까지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430억유로(약 6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유럽뿐 아니라 반도체강국 대만에서도 보호무역주의를 향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모리스 창(장중머우) TSMC 창업자가 “반도체 자유무역은 죽었다”며 “이같은 환경에서도 성장을 계속 달성하는 것이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