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주택을 공급합니다.
특히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는 12년 만입니다.
자세한 내용 보도국 취재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윤형섭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먼저 개괄적인 내용 정리해주시죠.

【 기자 】
정부는 지난 8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후속 조치로 서울·수도권 4곳에 5만호 신규 택지 후보지를 선정했습니다.

해당 지역은 서울 서초 서리풀지구, 고양대곡 역세권, 의왕 오전왕곡, 의정부 용현입니다.

공급 규모를 살펴보면 서울 서리풀 2만호, 고양대곡 9천호, 의왕 1만4천호, 의정부 용현 7천호입니다.

정부는 해당 지역들이 환경 보전가치가 낮은 개발제한 구역이라는 점을 그린벨트 해제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박상우 / 국토교통부 장관
- "이번 발표 지구는 이미 훼손돼 환경적 보전가치가 낮고 공장·창고 등이 난립해 난개발이 발생 중이거나 우려되는 지역으로 계획적·체계적 개발이 필요한 곳을 선정했습니다."

이번 발표한 신규 택지들은 2026년 상반기 지구지정, 2029년 분양을 거쳐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합니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에 3만호 공급을 추가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가장 관심이 쏠린 곳은 역시 서울 서초구 서리풀 지구였는데요.
이 지역 개발 계획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됩니까?

【 기자 】
우선 서초 서리풀지구 해당 지역은 원지동, 신원동, 내곡동 등 67만 평 규모로 99.9%가 그린벨트입니다.

국토부는 이를 역세권 고밀개발로 양재, 판교 업무지구 사이 2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인데요.

눈에 띄는 점은 전체 2만 세대의 55% 1만1천호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오세훈 / 서울시장
- "서울시는 신혼부부에게 우선적으로 장기전세주택을 제공하고, 자녀 출산 시 거주 기간을 연장하고 자녀 수가 늘어나면 주거면적도 넓히는 등…"

서울시는 주거 안정화로 저출산에 대한 지원을 하겠다는 건데요.

10년 거주 후 출생아 수에 따라 거주기간을 10년 연장해주고, 20년 후에는 시세의 80~90% 가격으로 분양 전환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서초 서리풀지구 외에 다른 지역의 경우 개발 계획이 어떻게 됩니까?


【 기자 】
먼저 고양 대곡역세권은 3호선, 경의중앙선 등 철도 노선 5개가 모이는 교통 요지입니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업무시설을 배치해 지식융합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의왕 오전왕곡은 수도권 선정 지역 중 가장 많은 1만4천 가구 공급 예정으로,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연계해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의정부 용현은 군부대로 인해 주변 도심과 단절돼있었는데, 주변 개발 중인 법조타운과 기존 도심을 연계해 통합생활권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이 같은 계획은 어쨌든 공급 확대를 통해 서울·수도권의 집값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인데요.
부동산 시장 과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 기자 】
충분한 공급 물량인지,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물었는데, 대부분은 부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 8월 재건축 사업 가속, 비아파트 주택 지원 등을 포함해 수도권에 총 42만7천호 주택을 추가 공급하기로 발표한 바 있는데요.

공공 신축매입 임대주택이나 비아파트 주택 시장 정상화를 위한 공급보다 장기 계획이 필요한 이번 택지 공급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임재만 /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 "지금 공급하기로 한 것도 안 하고 그린벨트 풀어 가지고 몇만 호 공급하는 게 시장 안정되나요? 시장 안정되는 게 아니라 시장을 오히려 과열시킬 가능성이 있어요. 그린벨트 지역이긴 하지만 사실 도심지나 마찬가지고 입지가 좋은 데 남아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거예요."

특히 서리풀지구 물량 2만호 중 장기전세임대로 빠지는 1만1천 세대를 제외하면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9천 세대인데, 이 정도 물량으로 부동산 과열 지역인 강남권 집값 안정화에 기여하는 것은 부족하다, 이런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공급하는 절대적인 물량 자체가 적고, 7~8년이 지나야 비로소 시장에 풀린다는 점에서 집값 안정화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집값 안정화 외에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을 것 같은데요.
풀어야 할 다른 숙제들은 어떤 게 있나요?

【 기자 】
통상 그린벨트 해제 후 택지 개발은 10년이 넘는 기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2031년 입주라는 목표 기한 내에 주택 공급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지구 지정, 토지 보상 등의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선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데, 3기 신도시 후보인 고양 창릉·하남 교산 등이 토지 보상 등 문제로 아직도 진행이 부진하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 그린벨트를 풀어 꽤 단기간 내에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한 사례가 있으니, 재건축·재개발 등 다른 주택 공급 계획보다 현실성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환경 보전 측면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후 택지 활용 방안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는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효선 /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
- "인구 구조나 기후 변화가 급격한 시기라서 도쿄나 싱가포르 수도에는 녹색 건축물을 개발 계획하는 것이 굉장히 이슈거든요. 근데우리는 지금 그린벨트를 풀어서 12년 전과 동일하게 공공 주택을 공급하는 것밖에 안 되니까…"

거시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는 개발 계획으로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었습니다.

[ 윤형섭 기자 / yhs931@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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