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1조2천억 규모
2020년 팬데믹 이후 꾸준한 성장세
젊은층 대표 MZ세대 남성 트렌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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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사진 제공 = 차은우 SNS 캡처] |
최근 서울의 한 피부과. 20~30대 MZ세대 남성 여럿이 시술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들이 시술을 받는 목적은 하나같이 얼굴 ‘털 제거’. 매일 면도를 할 필요 없이 턱수염과 콧수염이 보이지 않도록 매끄럽게 만드는 것이다.
20대 남성 A씨는 백화점 여성 매장을 찾아 컬러 립밤과 색조 화장품을 구입했다. 매장 직원은 “색감이 들어간 립밤과 파운데이션을 찾는 남성들이 꾸준하다”며 “상당수가 젊은 남성이지만 10명 중 2~3명은 40~50대 남성도 있다”고 말했다.
털을 남성성의 상징으로 여기던 시대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차은우, 장동건 등 유명 연예인처럼 매끈한 피부를 동경하는 젊은 남성들이 늘면서 이들이 얼굴 왁싱을 하거나 화장하는 모습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백화점에서 여성이 아닌 남성 모델을 내세워 피부 톤을 밝게 하는 화장을 연출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바야흐로 예뻐지고 싶은 남성들이 자신들의 욕구를 감추지 않고 과감하게 꾸미는 시대다.
3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는 올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를 약 1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2020년 팬데믹을 거치며 매년 성장세다.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1480억원으로 올해는 이보다 4%내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을 대표하는 MZ세대 남성은 올리브영에서 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근성이 좋고 가격 또한 합리적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은 남성 뷰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1800종에 달하는 맨즈케어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스킨, 로션과 같은 기초화장을 넘어 맨즈 메이크업 상품에 대한 진입 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톤업 로션, 컬러 립밤 등 관련 상품군을 확대 중이다.
올이브영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맨즈뷰티 특징에 맞춰 기초부터 메이크업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 콘텐츠 기획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8월 선보인 ‘남성 팝업 스토어’다.
올리브영이 남성 뷰티 브랜드와 협업해 별도의 팝업 공간을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9일까지 서울 홍대 상권 중심지에서 맨즈뷰티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행사 기간 매장 방문객은 약 1만2000명으로 일반적인 뷰티 팝업 매장과는 달리 남성 방문객 비중이 80%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뷰티에 관심이 많은 예뻐지고 싶은 남성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남성 회원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남성 구매 회원은 전년 대비 23% 늘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해 남성 회원수는 아직까지 집계되지 않았지만 올 들어 7월까지 피부 톤 보정 로션, 컬러 립밤 등 남성 메이크업 상품군은 전년 대비 50% 가량 늘었다”고 덧붙였다.
꾸미고 예뻐지고 싶은 남성들을 겨냥해
아모레퍼시픽은 남성 토탈 스타일링 브랜드 ‘비레디’을 선보여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비레디는 론칭 초반부터 국내 최대 남성 뷰티 커뮤니티(비욘드 그루밍) 버즈량(언급 횟수) 1위 브랜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꾸미고 싶은 남성들이 자신들을 위한 브랜드에 갈증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에 따르면 2020~2023년 비레디의 연평균 성장률은 76.9%를 나타냈다.
자신을 꾸미는데 관심이 많은 남성들에 대한 모습은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만 20~49세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간한 ‘남성 그루밍 트렌드 리포트 2022’를 보면 남성 전체의 72%가 기초 화장품으로 피부 관리를 한다고 응답했으며, 정기적으로 눈썹 관리(눈썹칼 제모, 문신 등)를 하는 응답자는 40%였다.
피부과 등 전문 시설을 이용하는 비중도 16.3%를 차지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꾸미는 것을 남자답지 못한 것으로 생각해 쑥스러워하는 사람이 많았던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라며 ”남성 뷰티 시장이 업계의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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