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업 혜택도 좋지만 회계투명성도 중요한 가치"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사진)이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대한 주기적 지정제 면제와 관련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면제'라는 단어를 언급하면 자칫 회계 투명성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6일 최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마련된 기자단 간담회에서 "정부가 증시 밸류업에 동참하는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주기적 지정을 면제해 주겠다고 하는 것은 회계 투명성을 포기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지정 기간이 돌아오더라도 한 번 정도 유예해주는 주기적 지정제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현재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시행된 주기적 지정제는 기업이 6년 연속 자율적으로 회계감사인을 선임하면 다음 3년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지배구조 우수기업을 선정해 일정 기간 '감사인 주기적 지정'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밸류업에 동참하는 기업에 '밸류업 표창'을 부여하고, 지정 면제 여부를 심사할 때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내놨다.

즉 정부가 주도하는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일정 수준에서 면제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이야기다.

발표 당시부터 밸류업과 회계 투명성은 둘 다 추구돼야 하는 가치인데 기업가치를 높인다고 회계 투명성에 대한 노력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적절한 것이냐는 논란은 있었다.

이번에는 공인회계사 업계를 대표하는 한공회 회장이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출한 것이다.

최 회장은 국회의원 시절 주기적 지정제를 골자로 한 외부감사법 개정(신외감법)을 직접 발의해 관철한 바 있다.

간담회에서도 최 회장은 "기업의 회계 투명성이 부족하고, 지배구조가 선진적이지 못한 것이 국가 경쟁력을 20위권에 머물게 한 원인"이라며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