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한가운데 우뚝 솟은 22m ‘한글벽’…무슨 글자로 채웠는지 봤더니

뉴욕한국문화원서 첫 공개
감사·사랑·행복 2만자 새겨

뉴욕 한국문화원에 설치된 높이 22m ‘한글벽’ <사진=뉴욕 한국문화원>
감사·사랑·행복 등 보편가치 담아2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 주변에 위치한 한국 뉴욕문화원, 북적이던 사람들이 ‘와’하면서 함성을 질렀다.

높이 22m의 초대형 공공미술 작품 ‘한글벽’이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한글벽 오픈식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구겐하임 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등 뉴욕 현지 주요 미술관 큐레이터들과 이사회 멤버들, 기업인,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글벽은 약 2만자의 한글이 새겨져 있는 작품이다.

지난 5~6월 두 달간 전세계 50개국에서 7000여명이 글귀를 제출해 이 중 1000명의 글이 선정되어 사용됐다.

제출 사이트 누적 방문자수는 820만명에 달했다.


한글벽을 제작한 강익중 작가는 “세계인의 마음을 잇는 평화와 자유의 한글벽을 뉴욕한복판에 세우게 되어 기쁘다”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하고, 자신만의 디지털 아트를 창조하여 공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 작가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벽화제작 작업에 착수해 1년여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


문화원은 한글벽에 사용된 2만자의 한글 내용을 분석한 결과 감사, 사랑, 행복, 관계, 용기, 꿈(희망), 평화 등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문화원 관계자는 “혹시라도 부정적인 글이 접수될까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모두 긍정적인 내용의 글들만 접수됐다”고 전했다.


김천수 문화원장은 “한글벽을 통해 전세계인이 인류 보편 가치를 표시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했다.

김 원장은 또 “한글은 K문화의 바탕”이라며 “제국주의 방식으로 퍼져나간 다른 언어와는 달리, 순수한 문화의 힘으로 널리 퍼진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글벽은 김 원장이 지난해 3월 부임 후 약 1년 반 동안 가장 공을 들인 역작이다.

한국문화원에 걸맞는 설치작품으로 한글을 선택하고 이에 맞는 작가와 작품을 찾아 완성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김 원장은 “강 작가는 누구보다 쉽고, 아름답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한글을 전파하는 아티스트로 뉴욕에 세종대왕의 정신이 담긴 한글벽을 우뚝 서게 된 것”이라고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문화원에서는 오는 11월 7일까지 강익중 회고전도 열린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그의 초기 3인치 그림 6000점이 망라된 작품은 휘트니 미술관에 소장된 이후, 약 30여 년만에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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