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사진)이 25일 "가계부채 상승 모멘텀이 확실하게 둔화할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국내 경제 상황이 그만큼 녹록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악화되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경기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 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위험이 100에서 5까지 떨어지는 정도로 지켜보겠다는 여유가 있지 않고, 데이터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9월 주택시장과 가계부채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10~11월 들어 다시 상승하면 어떻게 할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자칭 타칭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신 위원은 "저라고 기준금리를 내리고 싶지 않겠냐"며 "개인적으로는 7월 정도에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배경으로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세에 따른 금융안정 위험을 꼽았다.

그는 "정부는 기본적으로 액셀(금리 인하) 밟는 걸 좋아한다"며 "누군가 필요할 때 브레이크를 잡아야 하는데 중앙은행이 액셀을 밟는 쪽으로 치중하면 통제가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단행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이 경기 침체에 대응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해석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며 "미국 빅컷은 선제적 움직임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신 위원의 발언에 이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서울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2%포인트 내린 연 2.812%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2.997%로 0.029%포인트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03%포인트, 0.044%포인트 떨어져 연 2.873%, 연 2.822%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924%로 0.016%포인트 내렸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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