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3조4000억달러로 추산되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속되면 이 중 2000억달러가 추가로 청산될 것이란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으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통화 가치와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은 국제국은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 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에서 엔캐리 자금 잔액을 총 506조6000억엔(3조4000억달러)으로 추정하고, 이 가운데 6.5%를 청산 가능 규모로 분석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 시중은행에서 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외화로 바꾼 뒤 이를 일본 외 지역 주식·채권·부동산 자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될 경우 미·일 금리차가 축소돼 투자 유인이 줄어들면서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35억달러가 전액 청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2737억달러 중 866억달러,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3조999억달러 중 1280억달러를 청산 가능 물량으로 봤다.


한은은 각 자금의 장기 추세에서 벗어난 정도를 청산 가능한 엔캐리 자금 규모로 정의하고 이런 수치를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캐리 트레이드의 기대 수익률은 2022년 이후 상당 기간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올해 7월 이후 엔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실현 수익률이 손실로 전환됐다.

이런 변화가 지난 8월 초 글로벌 엔캐리 자금의 일부 청산과 주요국 증시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이날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는 시점에 투자 대상 국가의 통화 가치와 자산 가격의 하락을 더 증폭시킬 수 있다"며 "고금리 취약 신흥국캐리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돼 환율이 고평가된 상황일 경우 관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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