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태전략, 정권따라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이 관건”

KF 주최 ‘韓-필리핀 인·태전략 세미나’
국방·해양안보·공급망 협력 등 주제로
양국 전문가들 참석해 열띤 토론 펼쳐
김기환 이사장 “인태지역 해양강국 比
北도발 제재 등 한국 지속적 지지 감사”

이상화 주필리핀 대사도 참석해 축사
“尹정부 ‘자유·평화·번영의 인태 전략’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세미나는 매우 시의적절” 강조

20일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호텔에서 열린 ‘韓-필리핀 인·태전략 세미나’ 에서 KF 김기환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KF]

20일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필리핀 싱크탱크 스트랫베이스 ADR 연구소(ADRi)가 공동 주최한 ‘한-필리핀 인태전략 세미나’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양국 안보 전문가 20여 명의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필리핀 국내외 정·관·학계 및 미디어에서 100여 명이 참관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인태 안보 증진: 한국-필리핀 간 협력 전략’이라는 주제로 지역 내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한 양국 관계를 평가하고, 협력 강화 및 공동 번영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세미나는 오전 공개 세션에 이어 오후 비공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김기환 KF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필리핀은 인태 지역에서 중요한 해양 강국으로, 한국의 인태 전략 및 한국-아세안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에 있어 중요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이후 양국 간 군사 협력이 많이 강화됐다” 며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제재에 적극 지지 및 동참해 주고 있는 필리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빅토르 안드레스 딘도 만히트 ADRi 소장도 2016년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판결을 언급하며 “한국은 단순한 지지 표현을 넘어 필리핀이 자체적으로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군사 능력 향상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양국간 지속적 유대의 대표적 사례 라며 “오늘날의 도전은 더욱 깊은 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필리핀은 항상 한국과의 더 의미 있는 연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사자로 나선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 대사는 “수교 75주년인 올해는 6.25전쟁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함께 싸운 양국에게 있어 더 뜻깊은 해” 라며 “윤석열 정부의 ‘자유, 평화, 번영의 인태 전략’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세미나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 대표단 측에서 김기환 KF 이사장, 이상화 주필리핀대사, 김인철 경기도 국제관계대사, 신범철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전 국방부 차관), 마상윤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가톨릭대 교수), 박재적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연원호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 등이 함께 했다.


필리핀 측에서는 빅토르 안드레스 딘도 만히트 스트랫베이스 ADRi 소장, 에마뉴엘 바우티스타 전 필리핀 국방참모총장, 롬멜 주드 옹 전 필리핀 해군 부사령관, 리처드 헤이다리안 필리핀 대학 선임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남중국해서 ‘항행의 자유’ 어려워지면
한국-아세안 관계에까지 부정적 영향”
패널 토론에서 연세대 국제대학원 박재적 교수,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등 양국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KF]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해양안보에 대한 심도 있는 내용이 오갔다.


박재적 교수는 남중국해 순찰 참여가 한국의 인태 전략과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태 전략 발표 후, 한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동에 우려를 표명해 왔다” 며 “이는 인태지역에서 규칙 기반 질서를 확고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에마뉴엘 바우티스타 전 필리핀 국방참모총장은 “한국과 필리핀이 전통안보 뿐 아니라 사이버, 우주 안보에 이르기까지 안보협력을 더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모두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인태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리처드 헤이다리안 연구원은 “한국이 국내정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인태전략에 있어 일관성과 지속성을 갖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정책적 일관성에 대해서는 필리핀 역시 마찬가지” 라고 지적했다.


양측 전문가들은 남중국해 이슈에 있어 한국이 단순한 관찰자 입장이 아닌 당사자라는 점에 입을 모았다.

한 필리핀 전문가는 “필리핀 혼자 중국의 위협에 맞설수 없고, 그것은 한국도 마찬가지” 라며 “양국의 안보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이럴때 일수록 더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중국해를 중국이 장악해 ‘항행의 자유’가 어려워지면 한국과 아세안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초미의 관심사인 11월 미국 대선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한 전문가는 “슈퍼파워 미국의 남중국해 등 지역 안보에 대한 관여는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이다.

다만, 중요한건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 이라며 “정권의 변화에 따라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역 중견국들끼리 ‘규칙 기반 질서’ 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더욱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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