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
中·러 등 위협국에 대비해
잠수함 등 신규장비 확대
6·25 참전·유엔사 회원국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이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북극 항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모두가 걱정하는 기후 변화로 북극 접근성은 더 좋아졌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북극항로의 안보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난 9~12일 열린 서울안보대화와 한·유엔사 회원국 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중국·러시아와 같은 잠재적인 위협 국가들의 북극 도전을 우려했다.

온난화가 이어지면서 전 세계가 북극항로를 주목하고 있고, 북극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대륙과 맞닿아 있는 캐나다의 안보 우려가 커진다.


블레어 장관은 최근 급격한 기술 발전도 캐나다의 북극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와 사이버 영역, 탄도미사일 기술이 우리의 북극 지역을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주권과 안보에 위협이 되는 문제들이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7월 이후 쇄빙선 3척을 북극해로 보내 에너지 운송로 확보와 연구 활동을 벌이면서 러시아와도 적극 공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 북극권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캐나다는 잠수함 12척을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 방산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블레어 장관은 “수주 작업이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잠수함 도입 과정을 통해 향후 어떤 관계를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32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이라며 “강력하면서도 지속적인 협력 관계 유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귀띔했다.


블레어 장관은 6·25전쟁 당시 캐나다의 참전으로 시작된 양국 안보 협력을 언급했다.

그는 “74년 전 캐나다는 한국이 전쟁에 처했을 때 유엔 결의안을 통해 가장 먼저 파병을 결정한 국가 중 하나”라며 “2만 명이 넘는 캐나다 군인들이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참전했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장관은 “캐나다가 유엔사의 일원으로서 오랫동안 한반도에 관심을 가지면서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한국과 함께 동참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와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캐나다 국방력 강화 집중투자
항공기 등에 71조원 신규 지출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은 북극 안보를 확대하면서 나토의 국방비 가이드라인을 지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호영 기자>

향후 몇 년간 캐나다 정부는 국방력을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블레어 장관은 “올해 초 캐나다는 ‘우리의 북극, 강하고 자유롭게’라는 국방 정책을 발표했다”며 “이 정책을 위해 조기 경보 항공기와 새로운 헬리콥터 함대, 북극 인프라 및 해양 센서 구축, 대규모 군수품 비축 확대 등 여러 프로젝트에 730억캐나다달러(약 71조 6341억원)의 신규 국방비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캐나다가 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GDP의 최소 2%를 자국 국방 예산으로 지출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북극 안보 확대를 통해 나토의 가이드라인을 지킬 계획인 셈이다.


캐나다는 지난 5월 방산 전시회 ‘CANSEC’를 열었다.

한화오션이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CANSEC에 참여했다.

블레어 장관은 “CANSEC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등 한국·캐나다의 협력은 방산 영역에서 두드러진다”며 “여러 방산 업체 대표들과 방위사업청장을 만나 양국 간 미래의 협력과 기회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올해 한·유엔사 회원국 장관회의는 한국과 캐나다가 공동주최했다.

블레어 장관은 “유엔사에서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가 두 번째 공동주최 자격을 받아 영광스럽게 생각하다”며 “우방 국가들과 협력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또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가 공동으로 주관한 ‘2024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2024 REAIM 고위급회의)’의 주제에 서울이 딱 맞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9일에는 REAIM 고위급회의, 10일에는 한·유엔사 회원국 장관회의, 11~12일에는 서울안보대화가 열렸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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