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럴줄 알았다, 이제서야 올해 삼천피 힘들다고?”...증권사센터장의 전망보니

하반기 코스피 밴드 평균 2430~2845.6
증권사 9곳 중 한 곳도 3000 제시 안해
투자 전략은 ‘저점 분할 매수’으로 접근
밸류업 관련주 제약·바이오·금융주 주목

코스피.[연합뉴스]
연내 ‘삼천피’(코스피 3000) 기대에 부풀었던 증시가 하반기 들어 실망감으로 변하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2900선 코앞까지 갔던 지수는 8월초 폭락장을 겪은 뒤 2600선조차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상반기 코스피 상단을 3000으로 제시했던 증시 전문가들도 뒤늦게 연말 예상치를 낮추고 있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국내 주요 9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추석 이후 2024년 연말까지 코스피 예상범위(밴드)를 설문한 결과 상단은 2800~2900, 하단은 2400~2500으로 집계됐다.


주요 증권사 중 한 곳도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으로 3000을 제시한 곳이 없었다.


코스피 상단 평균값은 2845.6이었다.

대다수 센터장들이 연중 고점인 2896.43(지난 7월 11일 기록한 장 중 최고가)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은 상단으로 2900을 제시하긴 했으나, 연중 고점과 3.57포인트(p) 차이에 불과하다.

삼성증권(3150), NH투자증권·대신증권(3100),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3000) 등은 지난 7월 전망 대비 하향한 것이다.

다만 하단 평균은 2430으로 지난 8월 5일 장 중 기록한 저점인 2386.96을 밑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초 2669.81로 시작한 코스피는 2429.12(1월 18일)까지 내렸다.

하지만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발표를 발판 삼아 상승하기 시작했다.

코스피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 7월 11일 장 중 2896.43까지 오르며 2900선을 바짝 쫓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인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불거지며 급락하기 시작했다.


다만 올해 내 반등은 가능하리라고 분석했다.

V자 급반등은 어려울 수 있으나 금리, 미국 대선과 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진정되면 연말에는 그간 급격히 하락한 부분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유동성의 위험 회피 심리가 높아지며 지수가 하락했으나, 근본적인 펀더멘털의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올해 내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높고, 중국과 유럽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분기부터는 과도했던 경기에 대한 우려, 실적에 대한 불안감과 디스카운트 변수가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고점을 너끈히 돌파할 만큼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센터장은 “전고점 돌파는 올해 안엔 어렵다고 본다”며 “8월의 급락장을 만든 AI 수익성 및 반도체 이익 피크아웃 우려, 금투세 불확실성,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미국 경기침체와 같은 악재들이 연말까지는 시장에 잔존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저점 분할 매수’를 하반기 전략으로 가져갈 것을 추천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11월 단기 반등은 기대할 수 있으나 추세 상승이 나타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며 “저평가 종목 기회를 길게 가져가든, 변동성과 짧은 반등을 이용하길 권한다”고 했다.


4분기 주도주로는 제약·바이오가 유력하게 꼽혔다.

이종형 센터장은 “바이오는 금리인하 수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기를 쥐든, 해리스가 승기를 쥐든 공통 수혜주로 내러티브가 좋게 형성됐다”며 “실적 성장도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주목할 만 하다”고 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통과할 경우 중국 규제에 따른 반사 이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관련 지수 발표를 비롯해 밸류업 프로그램 진전이 이어지는 만큼 관련 종목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4분기부터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한다”며 “밸류업 정책이 확정되면, 관련 금융상품, 상장지수펀드(ETF), 일부 연기금의 벤치마크(BM) 변경 논의, 기업들의 정책 발표 등이 이어지며 금융주 등 강세를 좀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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