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 배당이 말처럼 쉽겠어?”…뭉칫돈 몰린 월배당커버드콜 ETF 주의보

금융감독원.[사진출처 = 연합뉴스]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매달 1%의 배당을 받는 월배당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에 1만원을 투자했다.

올해 1월 배당금이 들어올 때는 1%에 해당하는 100원이 입금됐다.

하지만, 2월에는 95원만 입금됐다.

이후로도 계속 90원, 86원, 81원, 77원 수준으로 꾸준히 배당금액이 줄었다.

결국 A씨가 1년 동안 받은 배당금액을 모두 합하자 919원이었다.

상품 매수 당시 A씨는 투자 원금의 연 12%(1200원, 월 1%의 12배) 수준의 분배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해당 ETF의 순자산가치(NAV)가 매달 하락하면서 연 12%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분배금을 수령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매월 현금흐름 제공을 목표로 하는 월배당형 ETF에 대한 투자금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이 커버드콜 ETF와 관련해 소비자 경보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ETF 개념 및 장단점은
사진출처 = 연합뉴스
ETF(Exchange-traded Fund)는 우리말로 상장지수펀드라고 한다.

즉,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라는 뜻이다.

ETF의 매력은 무엇일까. 많은 분들이 ‘분산 투자’라는 펀드의 특징과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주식의 장점이 결합했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ETF가 처음 출시된 2002년 3440억원에 불과했던 ETF 순자산총액(AUM)은 올해 6월 18일 기준 150조 6057억원을 기록했다.


주식 초보자 입장에서 ETF의 매력은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개별 주식에 투자하려면 그 회사의 영업 실적을 비롯해 사업 내용, 업계 전망 등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게 너무 많다.

그럴 경우에는 개별 주식에 투자하기보다 평소 관심 있는 업종이나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게 더 속편한 길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3만원에 샀다면, 단돈 3만원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코스피 상위 200위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ETF는 일반 펀드와 달리 언제든 빠르게 사고팔 수 있다.

이름은 ‘펀드’지만 약정된 환매시점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양만큼 사고팔 수 있다.

또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원하는 시점에 매수가 쉽고 환매수수료 없이 실시간으로 주식시장에서 원하는 시점에 매도가 가능하다.

주식처럼 2일이면 결제가 이뤄진다.


반면, ETF 단점으로는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기에 지수 내 개별종목을 초과하는 수익을 얻기가 어렵다.

기본적인 움직임은 중간 거래상인 유동성 공급자(LP)가 대응해 지수를 따라가는데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 투자를 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또 시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 매매수량이 적다면 ETF 상품 자체가 폐지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투자자들은 청산 가치에 따라 보유 중인 수량만큼 돈을 돌려받기 때문에 개별종목의 상장폐지와 같이 투자금의 급격한 손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커버드콜 ETF란
[사진출처 =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커버드콜 ETF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을 매수한 후 콜옵션을 매도해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이익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콜옵션을 팔 때 받는 프리미엄을 추가수익으로 얻는 금융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상승에 따른 수익은 제한되지만, 기초자산 하락에 따른 손실은 그대로 반영되는 투자성 상품이다.

대신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경우 옵션프리미엄을 받기 때문에 손실이 나지 않을 수는 있다.


위 직장인 A씨의 사례에서와 같이 1%의 월배당을 목표로 한다고 할 때, 1%의 배당금은 투자자가 투자한 금액 대비 1%로 고정된 것이 아니다.

기초자산의 가격에 연동되어 배당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꾸준히 100원이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결국 12%의 수익률을 생각하고 투자하면 낭패를 보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7748억원에서 지난 5월 말 3조7471억원으로 383.6%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관련 ETF는 일반적으로 종목명에 ‘커버드콜’을 포함하거나, 추구하는 분배율, 또는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표기하고 있다.

‘미국 30년 국채+12% 프리미엄’, ‘미국테크 TOP10+10% 프리미엄’과 같은 종목명이 대표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 명칭에 사용되는 분배율은 상품별로 운용사가 제시하는 목표치일 뿐 사전에 약정된 수익이 아니다”라면서 “분배금은 기초자산 상승분을 포기하는 대가일 뿐, 기초자산 가치 상승 이외의 추가적 수익을 누리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상승에 따른 수익은 제한되지만 기초자산 하락에 따른 손실은 그대로 반영되는 투자성 상품이므로 이에 대한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종목명에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도 옵션 프리미엄(커버드콜 전략 운용과정에서 콜옵션 매도 시 수취하는 대가)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전적 의미의 ‘고급스럽고, 좋은’ 상품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커버드콜 ETF는 비대칭적 손익구조를 가진 상품이다.

기초자산 하락 시 콜옵션 매도를 통한 옵션 프리미엄 수취로 손실을 일부 방어할 수 있으나 하락 폭 확대 시 원금 손실이 가능하다.


ETF 포트폴리오의 기초자산과 옵션 기초자산이 다를 경우에는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B사가 출시한 커버드콜 ETF의 경우 포트폴리오의 기초자산은 빅테크(정보기술 대기업) 종목이지만, 매도하는 옵션의 기초자산은 나스닥100 지수로 서로 다를 수 있다.

금감원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리스크가 수반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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