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재개발 지역에서 경매에 나온 빌라(다세대·연립 주택)들이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대거 낙찰됐습니다.
지난달 8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8·8 대책)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오늘(16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주거시설 경매 중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물건은 서울 중랑구의 한 다세대 주택이었습니다.
중화동에 있는 전용면적 43㎡짜리 이 빌라는 지난달 27일 감정가 2억1천800만 원에 경매에 나왔는데, 3억9천638만9천800원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이 182%에 달했습니다.
응찰자가 35명 몰리면서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이 빌라는 '모아타운' 대상지 안에 있는 물건입니다.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의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로 모아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소규모 정비 모델입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2016년 준공된 빌라로 상태가 양호한 데다, 모아타운 대상지에 있어 향후 투자 가치도 높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8·8 대책을 통해 발표한 비(非)아파트 시장 활성화 대책 및 재건축·재개발 촉진책이 빌라 경매시장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8·8 대책에서 단기 등록임대 제도를 도입해 빌라 등 비아파트 1채만으로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6년간 임대할 경우 다른 주택이 1채 있더라도 1가구 1주택 비과세 특례를 주기로 했습니다.
또 청약 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비아파트의 범위를 종전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격 수도권 1억6천만 원(지방은 1억 원) 이하에서 전용 85㎡ 이하, 공시가격 5억 원(지방 3억 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빌라로 대표되는 비아파트 수요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대거 내놨습니다.
이주현 전문위원은 "최근 감정가를 넘겨 낙찰되는 빌라는 대부분 재개발 구역에 있는 물건"이라며 "8·8 대책을 통해 발표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및 재개발 촉진 대책이 투자 수요 및 실수요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윤형섭 기자 / yhs931@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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