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두산그룹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철회와 관련해 "두산이 향후 새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때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수렴된 상태에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2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두산 경영진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신설법인 등 각 계열사를 포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진심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가진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에 있는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다만 두 회사의 합병 과정 중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안정적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의 기업가치가 거의 1대1로 동일하게 평가받은 부분에 대해 소액주주들 반발이 이어졌다.
금감원도 관련 내용을 담은 두산 측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를 두 차례 반려하면서 이 같은 지적에 힘을 실었다.
결국 두산 측은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을 철회하고, 대신 로보틱스 아래에 밥캣을 두는 '플랜B'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주주 또는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해서 오해를 초래한 사례"라며 "이전에 (감독 당국과 두산이) 페이퍼 중심으로 소통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두산과 소통해 생산적으로 업무가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존보다 다소 누그러진 이 원장의 발언 영향으로 이날 두산 관련주는 줄줄이 올랐다.
두산이 전 장보다 12.11% 뛰었고
두산에너빌리티(8.19%),
두산로보틱스(4.05%),
두산밥캣(0.62%)도 상승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두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비계열사 간에는 기준가격을 소위 공정가격으로 하면서 외부 평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발주돼 있다"며 "계열사 간 합병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두산이 정한 합병비율은 현행 자본시장법을 따른 것인 만큼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를 고려한 제도 개편을 약속한 것이다.
[김
태성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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