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두산, 많이 바뀐 형태로 증권신고서 제출해야 할 것”

자본시장 선진화 위한 열린 토론서
참석자들, 한국 자본시장 잇따라 비판

12일 서울 여의도 한경협회관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실장, 이상훈 경북대 교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기경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박유경 APG 전무, 정준혁 서울대 교수, (뒷줄 왼쪽부터)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허욱 금융투자협회 부장, 박철우 신한금융지주 파트장,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본부장,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 라민상 프랙시스캐피탈 대표, 이상목 컨두잇 대표. <사진제공=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두산그룹의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과 관련해 “두산이 향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수렴된, 많이 바뀐 형태의 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마무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 원장은 “두산 경영진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신설법인 등 각 계열사를 포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진심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가진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계획이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일자 금감원은 두 차례에 걸쳐 두산 측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지난달 말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는 포괄적 주식교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문가 패널들의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따끔한 지적이 이어졌다.


박유경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 전무는 “미국이 지난 30년 동안 GDP가 4배 성장하는 동안 S&P500 지수는 10배 올랐는데, 한국은 GDP가 7배 되는 동안 코스피 지수는 3배가 되는데 그쳤다”며 “같은 기간 대만은 GDP가 3.5배가 됐고 주가는 3배로 뛰었는데, 우리가 만약 GDP만큼 증시도 올랐다면 코스피지수가 6000이 되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건 저평가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이미 평가가 끝난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MSCI 이머징 마켓인덱스에서 2004년 한국은 가장 높은 비중(17%)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13%로 줄었다”면서 “대만은 12%였는데 19%로 올랐고 5%에 불과하던 인도가 19%로 폭증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무는 “최근들어 양상이 바뀌었는데, 중국에서 빠지는 자본이 한국을 패싱하고 인도와 대만으로 간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이 참다 못해 인덱스 내 비중을 바꾼 것”이라고 했다.


영상을 통해 발제를 한 아마르 길 ACGA(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 사무총장은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출범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로 보이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입법 진행 상황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대표 사례로 의무공개매수제도 추진을 꼽았다.


이동섭 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주주총회 중 200여개가 3월 특정 주에 몰린다면서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

저희가 여러 차례 분산해서 개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기업은 반응이 없거나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증시에 대한 진단과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이 원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 전망 악화 우려로 인해 하락세지만,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사 9곳은 대부분 연초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기업 밸류업을 비롯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기업 가치 제고 및 자본시장 선진화와 관련된 내용은 내년과 내후년 정부의 업무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라며 “이번 정부가 끝나더라도 계속해서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확대,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장기투자 활성화와 관련한 다양한 제언에 대해서도 정책 추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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